지난 5월 구출된 전북 순창의 9마리의 굶은소를 정부가 동물사랑협회의 제안을 받아들여 안전한 곳으로 옮긴뒤 나머지 소들을 확인하기 위해 박소연대표가  10월20일 다시찾은 축사현장은 그야말로 참혹했다고  동물사랑실천협회가 22일 밝혔다.

굶어죽은 소들의 사채가  여기저기 뼈와 가죽만을 남긴채 방치되고 있다.

박소연대표는 "올 여름을 전후로 굶어죽은 소들이 축사 여기저기에 너부러져 앙상한 뼈를 드러내고 있었다" 며 "살아남은 소들보다 폐사한 소의 숫자가 더 많은 축사는 지옥이나 다름 없었다"고 현장을 돌아본 소감을 전했다.

축사 현장에서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는 마지막 남아있는 5마리의 소는 뼈와 가죽만을 간신히 걸친채금방이라도 쓰러져 숨을 거둘 것처럼 영양실조와 탈수현상에 시달리고 있었다.

박대표는 "툭툭 불거진 뼈들이 부딪힐 때마다 소들은 고통을 호소했다"면서 "서있기도 힘겨운 소의 네발은 사시나무처럼 떨었고,소들의 울음은 무심한 인간들을 원망하는 눈빛이었다"고 분통을 떠트리며 이날 비라도 오지 않았다면 탈수로 다 죽었을 것 같다고 충격의 현장을 설명했다.

이같은 남은 순창소 구조에 대한 사연이 전해지면서 네티즌들의 반응도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네티즌들은  "60여 마리를 굶겨죽여도 처벌받지 않고, 아직도 굶겨 죽여도 자신의 소이니 간섭하지 말라며 버티는 축산 농장주와 이런 농장주에게서 학대받는 동물을 격리 조치시키는 일 조차도 이런 저런 이유로 서로 미루는 정부와 지자체 해당 군청은 도대체 뭐 하는 사람들인가? "라고 질타하고 있다.

지난 5월22일 동물사랑실천협회는 순창의 한 농가에서 구출한 소 9마리를 정부과천종합청사 앞 마당에 묶어놓고 정부의 대책마련을 호소하기도 했다.

당시 농림부 관계자들은 동물복지축산농장인증제도 시행을 앞두고,이번 사건을 동물학대로 규정하고, 나머지 소 16마리의 격리조치를 약속한 후 소 9마리는 경기도 여주의 한 농가로 보내졌다.

동물사랑실천협은 "격리조치하기로 했던 농림부와 전라북도, 순창군청이 서로 책임만 떠넘기며 속절없이 흘려보내는 사이 또 다시 소들만 굶주리는 사태가 재현됐다" 며 "정부와 지자체 해당군청이 눈과 귀를 막고 꼼짝도 하지 않아 오늘과 같은 참혹한 사태가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농림부 관계자가 명백하게 동물학대라고 규정한 사건을 순창군이 농장주를 고발조치했으나 무혐의 처분되는 사태가 일어났고, 그 사이 여름을 넘긴 소들은 다시 10마리가 폐사, 농장주는 죽은 소의 사체마저 그대로 방치하기에 이르렀다"며 비윤리적인 처사를 비난했다.

이와 관련 동물사랑실천협회 박소연 대표는 "해당 농장의 관할인 전북도지사에게 학대받는 동물의 격리조치 할 수 있는 권한이 있지만 도지사가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으면 소용 없다"고 말하고 현장을 한 번도 안 와 본 도지사와 축산과장에게 항의해 달라고 전화번호를 공개하며 네티즌들에게 호소하고 있는 상태다. 

한편,전국 지자체 가운데 동물복지형 축산농장이 가장 많은 곳은 충북지역으로 나타났다.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 김춘진 민주통합당 (전북 고창·진안) 의원이 22일 농림수산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2012 전국동물복지형 축산농장 현황'에 따르면, 전국에 운영되고 있는 27개 동물복지농장 가운데 16개(59%)가 충북지역에 있는것으로 조사됐다.

그 다음이 경기·강원이 각각 3개, 전북이 2개, 충남·전남·경남이 각 1개씩으로 뒤를 이었다.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제도는 농장에서 사육하는 동물의 기본적인 자유를 보장하도록 함으로써 소비자에게는 윤리적으로 생산된 축산물을, 축산농가에게는 지속가능한 축산업 기반을 제공할 수 있도록하는 제도다.

올해 산란계를 동물복지농장 인증대상으로 지정한 농식품부에서는 2013년엔 돼지, 2014년엔 육계, 2015년엔 한우.육우로 대상을 확대.실시 할 예정이다.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은 희망하는 농가의 신청을 받아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에서 면밀히 심사 후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서 및 인증마크를 부여하게 된다.

 

2013년 5월30일, 남은 5마리 동물사랑협회로 소유권 이전

남아있는 5마리의 소. 뼈가 보일정도로 앙상한 모습이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다

동물사랑실천협 박소연 대표는 "현장을 돌아본 후 연 이틀 동안 현장에 남아있는 소들을 어떻게든 구출하겠다는 일념으로 정신없이 돌아다닌 덕에 살아 남아있는 소 5마리를 2013년 5월 30일자로 동물사랑실천협회로 소유권이 이전되게 됐다" 며 "그 전까지는 순창 군청에서 사료를 지원하도록 조치됐고, 축산업자가 대리로 돌본후 소유권 이전 후에는 동물사랑실천협회에서 평생 소들의 남은 여생을 책임지고 돌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농장주나 정부와 지자체가 아닌 동물사랑실천협의 이런 노력들로 인해 장기간 끌어온 순창 굶은소 사태는 이로써 마무리 짖게 됐다.

동물사랑실천협은 순창 축산농가 주인이 소값하락과 사료.곡물가 급등에 따른 정부 정책지원 요구등 무료로 주는 사료를 반드시 받고 말겠다는 일념으로 1년동안 소들을 굶기는 시위를 그동안 벌였고, 여기에 대해 해당 지자체 순창군청은 선례를 만들 수 없다는 생각으로 버텨 인간들의 이기심으로 인해 결국 소들만 중간에서 비윤리적으로 희생된 사태를 맞이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간 전북 순창농가의 소는 80마리의 소들 중 66마리가 차례로 아사됐으며, 이 중 14마리가 동물사랑실천협회에서 개입해 구출에 성공했다.

한편,박소연대표는 지난 5월 순창 굶은소 9마리를 구출해 과천 정부청사 앞에서 시위를 벌여 미신고 집회라는 집시법 위반법을 적용,현재 기소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