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흔히 식당에서 먹는 고기들, 혹은 식탁에 올라온 고기, 한번쯤은 생각해 보게 된다.
어디서,누구의 손에 사육돼 어떤 과정들을 거쳐 여기까지 왔을까

10일(일) 밤 11시15분에 방송된 SBS스페셜 동행 (동물, 행복의 조건) 1부- '고기가 아프면 사람도 아프다' 편에서는 가축을 굶어 죽이거나 때리는등 학대하고 있는 한국과 미국의 일부 농장 실태와 선진국의 동물복지에 대한 관점 그리고 동물들의 복지에 대한 대안을 제시했다.

지난번 한국의 순창의 한 농장에서 굶어 죽이는 소에 대한 화면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동물사랑실천협에서 순창의 소들을 일부 구출해 과천청사 앞마당에 이중 3마리를 내려 나무에 묶어 놓은 것이다.
동물사랑실천협 박소현대표는 이들 소를 방치하지 말것을 농식품부에 요구하며,대책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들 소는 결국 농식품부가 지원을 수용, 경기도 여주 강천면의 한 농장으로 안전하게 옮겨졌다. 이들 소는 평생 죽을때까지 앞으로 도축장으로 가는 일은 없을 것이다.

순창 농장주는 사료값과 소값이 떨어져서 그랬다고 항변하지만, 이역시 가축을 가족으로 생각하는것이 아닌 하나의 수지타산에 의한 행동일 뿐이었다.

미 우드스탁 농장동물보호소 제니브라운 대표가 도축장에서 도망친 '마이크'소에게 다가가 풀을 주고있다.  (SBS스페셜 캡처)

한편,미국취재에서 만난 우드스탁 농장동물보호소 제니브라운 대표는 스스로 자신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도축장에서 도망쳐 나온 검은 소 ‘마이크’와 친구처럼 다가가는 모습, 그리고 학대로 한쪽 다리를 잃은 염소 ‘알비’에게 자신이 하고 있는 것처럼 의족을 맞춰주는등 가축들도 감정이 있으며, 느끼는 고통과 슬픔은 사람과 다르지 않다고 설명해 잔잔한 감동을 주기도 했다.

검은소 마이크는 처음에는 사람을 경계하고 따르지 않았지만,시간이 흐른후 사람처럼 좋은감정을 가지고 대하면 말못하는 가축들도 애완용 동물처럼 쉽게 따른다는 사실도 보여줬다.

유명한 동물학자인 템플 그랜딘 콜로라도 주립대 축산과 교수는 "소는 언어대신 그림으로 생각한다" 며 "도축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도축을 어쩔수 없이 하게 된다면 최대한 그들의 감정을 이해하고 덜 고통스럽고 공포감이 없게끔 배려해야 하며 올바르게 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템플교수는 실제로 소들의 입장에서 새로운 농장시스템을 설계해 동물복지에 대한 새로운 지평을 열기도 했다.

인류는 아주 오랜 세월부터 가축을 이용한 삶의 터전을 꾸려왔다. 성경의 내용에도 많이 언급되듯 양과 염소를 기르고,돼지와 소,닭,오리등등 가축은 인류의 삶에 항상 가까이 함께 지내며 우리의 삶의 질을 윤택하게 해주고 고기와 가죽은 든든한 식량 자원으로서 생명을 이어주는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현대로 넘어오면서 바쁜시간을 쪼개 생활 하다보니 더 짧은 시간에 더 효율적인 것들을 사람들이 요구하기 시작했다.
그래서,어느순간부터 사람이 이용할 목적으로 기르는 가축들은 그 이용가치가 없다면 가차 없이 쓰레기처럼 폐기되기 시작했다. 방송에서는 미국의 한 잠입취재원이 공장식 미농장의 위장취업후 몰래카메라를 통해 그런 실상들을 여과없이 보여줬다.

공장식 농장들은 좁은틀에 돼지를 가두고 살을 찌우며, 새끼돼지를 야구하듯이 마구 던져 받으며 마취 없이 소뿔을 뽑고 거세를 하며 꼬리를 자르고, 우유만 생산할수 있으면 다리가 썩어가도 젖소를 그대로 방치하고 심지어는 너무 많은 출산을 시켜 자궁까지 그대로 드러나 있는 모습도 모자이크 처리를 통해 방송되기도 했다.

암닭들은 도계장에 가기 직전까지 일어설 수도 없는 케이지에서 부리가 잘린 채 평생 살아가며, 일부 소는 더많은 쇠고기를 얻기 위해 선별적 번식을 거듭, 불어버린 몸무게를 이기지 못해 다리가 꺾이고 발에 염증이 생기는 등 비정상적인 형태까지 보이고 있었다.

이렇게 스트레스로 얼룩진 인공적 가축들이 도축돼 사람의 몸에 들어갔을때 과연 이로울까

인터뷰에서 윤준 스탠포드대 방사선과 교수는 "실험에서 병아리가 고통받는 모습을 본 어미닭의 심장박동수가 올라가고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며 "스트레스 받은 달걀을 사람이 먹었을때 혈압이 올라가는등 사람역시 좋지않은 성분을 섭취하게 된다"고 말하고 있다.

또한,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고기에서는 유해 단백질이 생성돼 아무리 가열해도 사라지지 않고 사람에게 그대로 전달된다는 사실이 충격으로 다가온다.

한편,한국에서 양계업을 14년째 하고있는 정진후씨는 2만여 마리의 닭을 친환경 적으로 매일 자유롭게 방사해 키우고 있는 모습도 보여졌다.

정진후씨는 "한우,양돈,양계등 공장식 사육하는것을 보면 마치 투기같다" 며 "닭들이 자유롭게 낳고 싶을때 낳다보니 우리는 적게 남지만 매우 안정돼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케이지에 갇혀 지냈던 스트레스 받아 털이 빠진 닭들을 정진후씨 농장에 방사해 놓고 관찰한 결과,실제로 닭들은 흙을 파헤치며 벌레를 찾고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털도 많이 자라고 달걀도 다양한 색깔이 나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스트레스 안받는 닭의 달걀은 속도 탱글탱글 한 탄력을 보여줘 매우 신선하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기도 했다.

또,얼어죽을 뻔 했던 송아지를 어렵게 살려내 ‘다행이’라는 이름을 붙여 가족처럼 대한 김동수 할아버지는 "소에게 마음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행이는 할아버지의 뒤를 졸졸 따라다니며 껑충껑충 캥거루 처럼 뛰기도 한다. 어미소 곁에 있다가도 할아버지가 부르면 그 모습을 보고 바로 달려온다.

동물사랑실천협 통해 순창에서 구출 된 소, 경기 인근 농장으로 옮겨져 평생 도축장으로 안가게 됐다.

이처럼 가축을 가까이에서 지켜봐 온 사람들은 가축학대를 반대해야 하는 이유가 유해성분 고기때문만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이는 가축에게도 마음이 있고 지능이 있기 때문에 그들을 학대해서는 안 되며 올바르게 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앞으로 농식품부에서 가축 학대를 막기 위해 올해 산란계를 시작으로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제가 시행된다.
동물복지 인증 마크가 있는 고기만 구매하거나 직접 가축을 기르겠다는 소비자도 생길수 있다.

방송을 시청한 가수 엄정화씨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공장식 사육에 가슴아픈 장면들 불편하지만 피하지 않고 마주봐야 함을 다시느낀다" 며 " 너무나도 슬프고 두렵다.결국 존중함이 우리 스스로 존중 받는길이고 행복해지는 길이다"라고 소감을 피력하기도 했다.

과연 우리가 먹는 고기가 친환경적으로 올바른 환경에서 자란 것인지, 가축과 사람이 함께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다시한번 우리모두가 생각해 봐야 할 문제다.

가족적이고 친환경적인 미 한 농장의 폴리페이스 농장주는 방송인터뷰에서 말한다.
"그들(가축)은 우리의 동료다"  "그들이 행복해야 우리도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