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관련단체협의회(회장 이병규)가 지난 8월 11일(화) 서울시와 (사)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가 진행한 ‘채개장 나눔행사’로 인해 닭고기 섭취에 대한 오해와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되는 것을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밝혔다.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서울시민들이 서울시와 카라측에서 나눠준 채개장으로 식사를 하고있다.(카라제공)

이는 서울시가 말복인 8월12일을 앞두고 "아직도 복날에 닭과 개를 드시나요?"라는 문구를 삽입한 홍보물을 내걸고 시민을 대상으로 채소국(일명 채개장)을 나눠준데에 강한 반감를 표한것이다.

채개장은 사찰에서 먹는 보양식으로 표고, 느타리, 새송이 등 버섯과 토란대, 숙주, 무 등 채소를 충분히 넣어 끓이는 육개장과 비슷한 음식인데 고기가 빠진것이 특징이다.

축단협은 12일 성명서를 통해 "공신력을 담보로 하는 시정 활동에 있어서 은연 중 축산 농가를 동물보호에 반하는 집단으로 매도하는 이번과 같은 행사는 천만 서울시민으로 하여금 육류에 대한 기피 심리를 조장해 소비시장을 위축시킬 뿐만 아니라, 오히려 균형 잡힌 식생활을 저해하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한편,행사 주최측인 김창보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동물을 보호하면서 건강하게 더위를 이겨내자는 취지로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대표인 임순례 영화감독은 "복날 육식문화는 예전에 무더운 여름을 나기 위해 어쩔 수 없었던 선조들의 음식문화였다"면서,"생명의 희생을 기반으로 하는 육식의 필요성을 오늘을 계기로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면 그것으로 오늘의 행사가 의미 있다"고 이벤트 개최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직접 피해당사자인 대한양계협회는 "건강한 먹거리를 공급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던 양계농가와 전국의 축산농가는 큰 충격과 상실감에 빠져 있다"면서,"오랜세월동안 전국민이 즐겨찾는 여름철 건강음식인 축산물을 왜곡하고 폄훼한 서울시는 이와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균형잡힌 축산물 인식개선에 앞장설 것"을 촉구했다. 

이와 더불어 양계협회측은 즉각 서울시를 상대로 시청청사 앞에서 1인시위에 들어갔다.

전문가들은 더위를 이겨내기 위해 육식이냐,채식이냐를 따지기 전에 우리몸에 각자 체질에 맞는 건강하고도 균형잡힌 식단으로 육식,채식 모두 고루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양계협 제공

<추가 속보>15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광복70주년인 15일 축단협,양계협회 관계자들과 인근식당에서 긴급회동하고 축산물 소비홍보에 적극협조하기로 했다

양계협회가 시청앞에서 1인시위에 들어간지 3일만에 박원순 서울시장은 양계협회 오세을회장을 비롯,양계관련단체와 이병규 회장 등 축단협과 8.15일 광복절 날 인근식당에서 긴급 회동하고,공식 사과와 함께 앞으로 서울시가 닭고기 소비홍보를 위해 적극 협조키로 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우선 서울시 관계기관의 단체급식에 닭고기 소비를 확대키로 하고,다가오는 추석과 설 명절 등에 서울시 홍보대사와 서울광장에서 대대적인 닭고기 소비홍보를 실시키로 했다.

또한, 농림축산식품부 등 중앙정부와 연계해 지속적인 닭고기 소비홍보와 더불어 중국, 일본 등 서울시를 방문하는 해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닭고기 여행상품을 연구개발하고 확대해 어려운 국내 양계농가를 적극 돕기로 약속했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긴급회동과 사과는 광복 70주년을 맞아 경제살리기와 광화문,서울광장 등에서 대대적인 국민화합 행사들을 벌이고 있는 분위기에 서울시의 사려깊지 못한 행사로 인해 선의의 피해자(농가)가 발생해 사건이 더 큰 충돌로 이어져 서울시의 대외이미지에 대한 하락우려 등 부담감을 조기에 진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했다.

오세을 양계협회장이 1인시위에 동참한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