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쌀 관세화 유예가 WTO 농업협정상 2014년 말로 종료됨에 따라 2015년부터 관세화 의무가 발생한다.

따라서,지난달 한국농어촌공사에서는 ‘쌀 관세화 유예 종료 관련 공청회’이어,7월7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쌀 어떻게 할것인가 토론회,그리고 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쌀 관세화 유예종료 대응토론회',마지막으로 11일 국회에서는 쌀 관세화 유예종료에 따른 공청회를 개최해 최종 의견을 수렴했다.

쌀 관세화는 지난 1886~1988년도의 국내외 가격차만큼 관세를 설정하고 해당 관세를 납부할 경우 쌀을 수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수입물량 제한 등 관세 이외의 국내시장 보호수단을 관세로 전환하는 것을 말한다.

지난1994년 타결된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에서 회원국들은 모든 농산물의 비관세장벽을 철폐하는 대신 국내․외 가격 차이만큼 관세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시장을 개방하기로 합의하고 이와 같은 ‘관세화 원칙’에 대한 예외로 우리나라와 일본을 중심으로 '특별대우(special treatment)'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특별대우 품목은 선진국의 경우 6년간 국내소비량의 총 8%까지, 개도국은 10년간 국내소비량의 4%까지 의무수입물량(MMA)을 늘리는 조건으로 관세화를 유예할 수 있으며,이후 관세화 유예 연장 여부는 ‘이행기간(개도국 : ‘95~’04)‘이 종료되는 마지막 해에 협상을 통해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개도국 지위에서 쌀에 특별대우를 적용해 10년간(‘95～’04) 관세화를 유예했고, 2004년 협상을 해 유예를 다시 10년간(2005~2014) 연장하기로 해 이제 하지않으면 안되는 입장에 놓여있다.

한국은 그 대가로 의무수입물량을 2014년까지 40.9만톤으로 늘렸는데, 이는 국내소비량의 9% 수준으로관세화 후에도 5% 관세율로 수입을 허용해야 한다.
따라서,지난 20년간 미루고 미뤄온 ‘쌀 관세화의 전면 개방’ 여부를 결정할 시기가 거의 도달했다.

2014년말 쌀 관세화 유예기간 종료에 대비해 농식품부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전문가․관계부처 협의 등을 통해 관련 쟁점을 검토하는 한편, 설명회․토론회․공청회 등을 비롯한 다양한 방식으로 농업계 의견을 수렴해 왔다고 밝혔다.

이같은 의견수렴 결과, 농업계는 쌀 의무수입물량 추가 증량은 쌀 산업에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제시했으며, 쌀 수입 최소화가 목표가 되어야 한다는 점은 정부, 농업계, 전문가 모두 같은 입장을 나타냈다고 밝히고 있다.

다만, 그 방법과 관련해 전국농민회 총연맹등 일부 농업인단체는 의무수입물량을 늘리지 않고 정부가 적극적인 협상을 통해 관세화 유예를 지속,즉 현상유지 하는 대책을 세울 것을 주장하는 반면, 한농연,쌀전업농 등 다른 농업인단체는 여러차례 회의끝에 현상유지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므로 관세화가 불가피하다는데에는 동의하나, 관세화시 추가적인 쌀 수입이 되지 않도록 고율관세를 확보하고 이를 지속 유지하면서, 농가 불안감 완화 및 쌀 산업 지속가능성 유지를 위한 대책이 필요함을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공청회에 참석한 여인홍 농식품부 차관을 비롯한 9명 진술인 중 6명은 ‘고율관세 확보’를 전제로 관세화 전환의 필요함에 동의했으나 나머지 3명은 정부가 협상력을 통해 쌀시장을 개방하지 않고 의무수입량을 늘리지 않아도 된다는 ‘현상유지론’을 주장해 아직 논쟁의 여지가 있음을 남겼다.

여인홍 농식품부 차관이 관세화가 불가피하다고 말하고 있다

여인홍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은 "2015년부터 쌀 관세화로 이행하는 것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고 사실상 다른 대안이 없다"며 "이를 쌀 산업 발전의 계기로 활용해야 하고 현상유지론은 명백히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사안"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반대측 입장인 장경호 농업농민정책연구소 녀름 부소장은 "정부가 현상유지 가능성을 타진하는 협상력을 발휘해 볼 생각도 하지않고 어쩔수 없이 무기력하게 쌀 관세화 의무만 내세우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임병희 쌀전업농중앙연합회 정책부장은 "이제 더이상 쌀 관세화를 해야되느냐,안되느냐는 소모적인 논쟁보다는 정부가 앞으로 농민을 위해 지원과 보상대책들을 어떻게 마련해 내어 놓을것인지 깊이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쌀관세율도 관심거리다.

쌀 관세화를 받아들이기로 한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측은 400% 이상의 고율관세 확보와  농업인 지원대책을 요구했고, 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측은 ‘500%’를,전국농민회총연맹측은 510%로 정해 놓고 있다.

관세화를 두고 정치권도 마땅히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못하고 있어 향후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또한,정부가 높은 관세율을 매기더라도 오래 지속될 지 의문을 나타내는 사람들도 있는데,처음엔 높은 관세를 부과하다 이후 통상 압력이 거세질 거란 주장이다.

정부측은 모든 자유무역협정(FTA) 대상에서 쌀은 제외한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으며,앞으로도 쌀은 지속적으로 보호할 것임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박형대 전농 정책위원장은 "김영삼 전 대통령도 ‘쌀 만큼은 지키겠다’는 약속을 결국 지키지 못했다"며 "고율 관세라는 당장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약속이 아닌, 보다 확실한 법률적인 정치적 약속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이날 국회 공청회와 더불어  세월호 관련 위원회도 동시에 열려 많은 국회의원이 쌀관세화 공청회에 참석하지 못해 아쉬움을 주기도 했는데 쌀관세화 문제는 이미 개방하는 것으로 결론에 도달해 있는 듯하다. 다만 시기가 언제인가에 정부가 고심하고 있을뿐이라는 관측도 흘러나온다.

하지만,개방이전에 무엇보다도 정부는 우리농업과 농민을 위해서 좀 더 적극적인 자세로 모든사안에 대해 성의있는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보다 성실하게 임해 줄 것을 바라고 있는것 만큼은 모두가 같은 의견을 내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