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칼럼
[문화칼럼]원칙을 지킨다는 것
박교식교수  |  safetyin@safty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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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7.01  01:4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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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교식 숭실대학교 안전보건융합공학과 교수

클래식에 많이 적용되는 대위법이란 ‘2개 이상의 각 독립한 생명을 가지는 가락이 동시에 어울려 있는 것 같은 음악’ 정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곡이 파헬벨(Johann Pachelbel)의 ‘캐논’ (https://www.youtube.com/watch?v=Ptk_1Dc2iPY) 이며 이 기법을 완성시킨 바흐(Johann Sebastian Bach)의 곡들을 어릴 때 많이 들으면 사고가 논리적으로 된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몇 곡 더 추천 드리자면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5번 라장조-1악장 (https://www.youtube.com/watch?v=rnAcRm7IL74), 3번 사장조 -1악장 (https://www.youtube.com/watch?v=qr0f6t2UbOo)등이 있고, ‘G선상의 아리아(관현악 모음곡 3번 라 장조) (https://www.youtube.com/watch?v=CvglW3KNSsQ), 폴로네이즈로 알려진 5번째 모음곡이 담긴 ‘관현악 모음곡 제2번 나단조 (https://www.youtube.com/watch?v=kMMVgURYS4s)’, ‘토카타와 푸가 라단조’ (https://www.youtube.com/watch?v=-PtJMCRyO2I) 등은 들어보면 매우 귀에 익은 곡들입니다. 이 곡들의 전개방법을 팝송이나 대중가요로 연결하면 귀에 쏙쏙 들어와서 베스트셀러가 된다 하여서 이른바 ‘머니 코드’로 불리고 있습니다. 이를 편의상 다장조(C code)로 예를 들자면 ‘C - G7 - Am - Em - F - C - Dm  -  G7’, ‘C - G7/B7 - Am - Em/G7 - F - C7/E7 - Dm  - G7’, ‘C - G7 - Am  -  F’, ‘Am - F - C  -  G7’ 등이 대표적인 머니 코드이며 필자가 대학때 기타치며 즐겨 부르던 가요가 대부분 이 범주였습니다. 비틀즈의 ‘Let it be (https://www.youtube.com/watch?v=3LL3vj5piWQ)’, 밥 말리의 ‘No woman no cry (https://www.youtube.com/watch?v=Lf9tr8zXg2E)’, 영화 겨울왕국의 ‘Let it go (https://www.youtube.com/watch?v=moSFlvxnbgk)’, 종교음악인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https://www.youtube.com/watch?v=QBsNy_5JCf0)’, 자전거 탄 풍경의 ‘너에게 난 나에게 넌 (https://www.youtube.com/watch?v=zaVSNrEdC54)’, 체리필터의 ‘낭만 고양이(https://www.youtube.com/watch?v=XIgxZCPzt5w)’, 루이스 폰시의 가사가 매우 야한 곡 ‘Despacito (https://www.youtube.com/watch?v=4bmUFRxNEIg)’, 라이처스 브라더즈의 ‘Unchained melody (https://www.youtube.com/watch?v=MAB0QImjO-c)’, 휘트니 휴스턴의 ‘I will Always Love You (https://www.youtube.com/watch?v=3JWTaaS7LdU)’, 백지영의 ‘총 맞은 것처럼 (https://www.youtube.com/watch?v=uSdlduWm4HM)’ 등이 모두 위의 코드 진행을 따르고 있습니다. 원칙을 지켜야 잘 된다는 것입니다.
안전을 엔지니어에게 한 줄로 정의하라고 하면 바로 ‘원칙을 지키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사고는 바로 이 원칙을 지키지 않아서 일어나는 것입니다. 가장 사람들의 기억에 깊이, 그러나 아프게 남아있을 세월호의 예에서 보더라도 사고란 바로 원칙준수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안전을 전공하는 우리는 이것을 이른바 사건수분석(ETA, Event Tree Analysis)으로 보다 체계적으로 도식화합니다.

   
 

 

 

 

 

 

 

 

 

위의 그림은 제 대학교 은사이신 윤인섭 서울대 명예교수님이 그리신 것으로서, 세월호 사고에 대하여 알려진 사실을 토대로 사건수를 분석한 것입니다. 이 그림이 안전에 관한 거의 대부분을 함축적으로 포함하고 있습니다. 우선 항로를 급격히 바꾼게(변침) 원인이 되어 사고가 발생했으며 한 단계 더 나아가서, 항로변침이 잘 지켜지지 않았더라도 평형수를 적정하게 담고 있었으면 사고의 가능성이 대폭 줄어들게 됩니다. 변침과 적정 평형수 기준을 모두 지키지 않았어도 화물결박기준을 제대로 지켰으면 이 역시 사고의 가능성을 대폭 줄입니다. 이런 것을 모두 어겨서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구명정이 정상작동 하거나, 선원의 안전교육이 제대로 되었거나, 정부의 사고대응이 적절하였다면 사고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위에서 설명한 사건수목도(事件樹木圖)는 왼쪽에 안전조치를 기초적인 것부터 차례로 열거하고 이러한 안전조치가 작동하면 오른쪽으로, 그렇지 않으면 아래로 다음 안전조치의 작동여부를 차례차례 탐구하는 구조로 되어 있어서 사고에 대하여 어느 부분이 결함이 있는지에 대하여 도식적으로 잘 파악할 수 있게 해줍니다.
세월호는, 참으로 가슴이 먹먹하고 예를 들기도 쉽지 않았습니다만, 역설적으로 필자는 이 사고에서 희망을 봤습니다. 필자가 모 전문지와의 인터뷰에서도 밝혔듯이, 지금이 바로 제대로 된 전문가가 필요한 시점이라 생각합니다. 전문가들이 올바르게 지침만 내렸다면, 비교적 질서가 잡힌 체제에서 자라던 우리의 아들딸들은 대부분이 생존했을 것입니다. 이 사고와 1999년 발생한 씨랜드 연수원 사고의 사례에서 우리는 어쩌면 개인에게는 사랑하는 아들딸이면서 국가적으로는 노벨상 수상후보나 뛰어난 정치가, 혹은 시인이 될 귀한 생명을 단지 ‘안전’에 대한 기본적인 수칙을 안 가르쳤다는 이유로 잃어버렸을지도 모릅니다. 홍콩에서는 수영 과목을 통과하지 못하면 대학에 진학할 수 없다고 합니다. 필자가 국민안전처 출범전 행정안전부의 ‘안전혁신 마스터플랜’ 위원이었을 때 이런 사실을 강조하며 유치원부터 모든 과정에 생존에 필요한 생활안전을 필수과목으로 도입할 것을 제안했으며 특히 공대생들에게는 2학점 정도로 일터에서이 산업안전을 필수과목으로 도입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이런 제안 덕분인지 학과목으로까지는 아니지만 ‘생애주기별 안전교육’모듈을 정부에서 마련하여서 우리에게 제공하고 있으니 그나마 위안이 됩니다. 지금이라도 사회전분야에 걸쳐 전문가들은 올바른 안전지침을 마련하고, 이 내용들이 잘 전달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는 안전 전문가들의 의무이자, 책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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