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축산신문
오피니언특별기고
'깨끗한목장가꾸기운동' 내 목장과 낙농산업 유지위한 작은 실천김봉석 우수목장선정위원(한국낙농육우협회 전무)
편집팀  |  jesus65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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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1.14  20:5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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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의 발자취

깨끗한목장가꾸기운동을 실시해오면서 그 영향을 실감하게 된다. 본 운동의 선포 이후 농가실천 수칙의 마련을 위해 외국문헌과 해외사례를 접하던 그때 고민의 흔적을 오늘 날 정부가 내걸은 깨끗한 축산조성 사업에서 찾을 수 있어 다행스런 일이긴 한데, 보다 근본적인 문제보다는 무언가에 쫓겨 다급하게 처리하는 모습에서 또 다른 전시적 행정 행태에 머무는듯해 아쉬움을 갖게 된다. 

우리 깨끗한목장가꾸기운동이 선포된 지 적지 않은 세월이 흘렀다. ‘국민과 함께하는 우리우유, 깨끗한 우리목장’이란 슬로건으로 선포되어 이어온 지 벌써 14년째 해를 맞는다.

지금껏 사업을 지속해오면서 미진한 부분도 많았지만 낙농업계를 넘어 전 축산업계 종사자들이 소비자가 생산현장을 바라보는 눈높이를 의식하고 자신의 생산현장을 돌아보기 시작 했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자부한다. 무엇보다 일회성에 그치지 않았고 비록 제한된 예산이지만 목장환경 개선이라는 어젠다를 끊임없이 던져왔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당초 우리협회가 표방한 ‘국민에게 사랑받는 우리우유, 우리목장’이라는 캐치프레이즈는 많은 유사사업들에서도 애용되는 문구로 자리매김 하였고 생산자 자율 운동의 효시로 꼽히고 있다는 점에 우리 낙농산업이 지속가능한 축산업을 선도한다는 측면에서 강한 자부심이기도 하다. 하지만 여전히 국내 낙농산업의 실정에 맞는 친환경낙농 정책 마련이 요원한 현실이라 본운동 지속의 당위성 역시 여전하다고 말할 수 있겠다.

본래 이 운동의 방향은 일본에서 찾을 수 있었다. 낙농산업의 중요성 인식과 철학, 정책적인 수준은 천양지차라 하지만 목장운영 방식은 우리나라와 유사하기에 일본의 사례를 주목했던 것이다. 사업 원년에 목장환경 개선 표준메뉴얼 및 깨끗한 목장 관리지침 마련을 위한 연구용역(강원대학교 성경일 교수)을 진행하면서 자발적인 축산환경 개선활동을 전개 한바 있는 ‘풍요로운 축산마을 만들기’ 사례(일본 중앙축산회)를 탐구하고 우리 실정에 맞게 반영, 제시하였는데 이 과정을 통해 개인 목장의 사육환경의 개선 뿐 아니라, 퇴비환원을 지역농업(경지면적, 축종별 사육규모, 주요 농작물 재배현황 등)에 미치는 영향, 이를 위한 연계 시스템의 필요성을 확인하였고 소비자에게 공익적 가치의 하나인 농촌 어메니티(Rural Amenity)상을 발견할 수 있었다.

선택을 넘어선 필수사항으로

요즘과 같은 축산환경 문제로 인한 압박과 사회적 분위기는 깨끗한목장가꾸기운동을 선포했던 시기(2005년)는 물론, 정부가 축산업등록제를 강행하려던 시기(2002년)보다 훨씬 이전부터 필경은 닥치리라 예견되곤 했다. 축종을 막론한 농가들의 규모 확대와 고효율 지향의 경영은 산물의 생산과 사료작물 기반과의 연계성은 떨어지고, 이에 해당지역 안에서 가축분뇨 자연순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축산환경문제가 크게 부각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국민모두가 농촌이란 공간에 기대는 이유는 자연과의 조화를 이룬 여유롭고 풍요로운 생활의 터전이라는 점에 있듯, 도심을 떠나 휴식을 찾아나서는 소비자들에게 위안이 되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 역시 커다란 역할이라고 할 수 있으며, 그래서 이제 축산은 이러한 역할마저 감당해야만 하는 상황이라 말 할 수 있겠다. 안그래도 미허가축사 적법화 문제로 인해 전 축산인 모두가 엄청난 피로감을 토로하고 있는 가운데 지속가능한 축산을 위한 노력은 버겁기만 하다. 저마다의 처지가 다르므로 우리 스스로 개선하자는 자성 마저 마뜩찮을 수 있다. 하지만 향후 축산환경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자며 우리 스스로 시작했던 깨끗한목장가꾸기운동이 이젠 선택, 아닌 필수사항으로 요구받고 있는 것이다.

우수목장 선정의 의의

농가에 바람직한 개선방향을 제시하려면 지속적으로 전국적인 우수사례의 발굴이 필요로 했다. 이에 매년 우수목장 선정활동이 지속해오고 있는데, 선정 그자체가 목적이 아닌, 끊임없는 농가실천을 이끌어내고자 함이다. 

지역을 대표하는 목장이라는 이유로 추천 자체를 꺼리며 부담스러워 하는 경향이 있어 매년 사례접수가 수월치 않았지만, 지역 단위에서 나름의 점검과 논의를 거듭해 올라온 사례이기에 실제 현지심사를 다녀보면 상당한 수준임을 확인할 수 있으며 순위를 가려야 하므로 그 경합 역시 쟁쟁하다. 

이러한 과정에서 얻어진 결과들은 당해 사업을 대표하기도 하지만 또 다른 농가계도 활동을 위한 자산이 되어왔다. 농가들에게 바람직하고도 실천이 용이한 부분들이 무엇인지 대해 나름의 견해를 가질 수 있게 되었고 그러한 공통된 부분들을 요약하여 재차 농가들의 실천을 돕는 정보로서 활용되어지기도 하였다.

현장 한계

다년간의 사업추진에도 불구, 동운동의 정착 수준에 부족함을 느끼게 되는데 이점 역시 지속적인 사업의 전개 필요성을 의미한다. 대략 깨끗한목장가꾸기운동이 무엇인지,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해선 공히 인식들을 하지만 실질적인 참여가 부족한 게 사실이다. 우리 농가들이 쉽게 실천으로 옮기지 못하는 그 대표적인 이유를 열거해본다.

① “일이 많아 바쁘고 엄두가 안난다”

가장 흔한 경우다. 하지만 깨끗한목장가꾸기운동은 내 주변에 가장 쉬운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작업을 마치고 그 주변을 정리하는 행위는 꼭 누구에게 잘 보이려는 목적이 아닌, 나 자신의 안전을 위해서도 기본적으로 중요한 과정이다. 정돈되지 못한 일터에서 작업의 능률을 기대할 수 없고 안전사고 발생 가능성 역시 높을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매일의 고된 상황에서 매일 마주하는 공간이 정돈되어 있어야 막간에 정신적인 여유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② “돈이 많이 들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게 없다”

경제적인 부담을 요구하는 활동이니, 민감할 수밖에 없다. 물론 내 목장 환경을 바꾸는데 돈을 많이 쓸수록 확실한 변화가 있겠지만 정작 근본적인 문제의 개선은 간과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다. 아름다움의 추구는 돈을 필요로 하기 마련이며 끝도 없지만, 그러한 경제적 부담을 협회가 우리 농가들에게 권장하는 바도 아니다. 기본적으로 깨끗함이 선결되지 않고는 정원을 예쁘게 가꾼다고 보기에도 불편한 축사바닥과 냄새를 감출 수는 없다. 보통 축사의 바닥관리는 깨끗한목장가꾸기운동의 시작이자, 핵심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는데 사실 운동장 바닥관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실천하는 것은 소를 단순히 돈벌이 수단으로 보는 게 아닌 축주로서 마땅한 배려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간혹 오히려 바닥상태 유지를 위해 잦은 로터리 작업을 감수하는 농가들을 보게 되는데 이는 필시 환기상태가 불량한 축사구조에 따른 문제인만큼 전문가를 통해 환기 원리에 입각한 개선으로 과다한 노동력 투입도 줄여나가길 권장한다.

③ “나무를 많이 심어야 깨끗한목장(?)”

목장 안에 나무를 심고 꽃을 가꾸는데 관심없는 농가가 거의 없을 정도로 애착을 갖고 식재활동을 지속하는 목장들이 늘고 있다. 목장 경관조성이 축산에 대한 인식개선에 도움을 주는 건 사실이지만 깨끗한목장가꾸기 활동 그 자체인양 여겨지는 것 또한 흔한 오해 중 하나이다. 사실 협회가 목장 식재활동을 장려해오고 있고 앞으로도 지속할 예정이지만 지속적으로 경관조성에도 관심을 갖자는 것이지, 근본적인 문제라 할 수 있는 축사내부 환경의 개선을 대신할 순 없다.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캠페인이 나무심기가 곧 축산환경 개선인 듯한 인상을 강하게 주고 있는데, 나무심기는 농장 내 식재는 심미적 효과는 있어도, 악취저감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인지하고 축사 내 들어오는 공기를 막지 않도록 축사와 조금 거리를 두고 식재하기를 권장한다.

④ “축사바닥 질어도 원유위생등급은 잘만 나오니 문제없다”

이런 반응도 적지 않다. 이 경우도 마찬가지로 눈에 보이는 위생유지 차원을 염두하고 생각을 전환해야 한다. 아무리 유질성적이 뛰어나도 방치된 듯한 축사 모습을 보고 우유를 구입하기 주저하는 소비자들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키우는 소가 아무리 경제적 동물이라 해도 편히 앉아 되새김할 공간도 찾기 힘들 정도라면 소에게도 매우 피곤한 상황일 뿐 아니라, 이를 바라 봐야만 하는 이에게도 비참한 광경이 아닐 수 없다. 깔짚을 자주 교체하자는 얘기가 아니다. 내가 원활한 환기관리와 평상시 바닥 관리를 잘 해주면 질병발생도 줄이고 깔짚 교체비용도 줄면서 수익향상으로 보답하리라 본다.

언제 어느 누구라도 지금 내 목장의 모습을 보고 우유와 낙농산업에 대한 호불호를 결정할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매일 먼지쌓인 냉각기를 열어 작업하는 집유차 기사들이라든지, 젖소목장이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해 무심코 목장 안을 들여다본 도시민들이 자신들이 직접 본 광경을 댓글로 묘사해 안티우유론에 한몫 거들 수 있다는 점도 인식해야 한다.

내 목장을 위하여! 우리 낙농산업을 위하여!

일반인 접객을 통해 낙농의 가치를 제대로 알리는 목장들이 전국에 늘어나고 있다. 아름답게 가꿔진 목장시설들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낙농의 높은 수준과 전원생활의 낭만도 보여주고 있는데 의외로 소가 머무는 현장은 상대적으로 미진하거나 목장주 스스로도 자신있게 개방하지 못하는 편임을 느낄 수 있었다. 목장의 얼굴은 잘 가꿔진 정원이나 목장주 사택이 아니다. 우유를 구매하는 소비자로서 당연히 우유를 내놓는 소들이 머무는 공간이 어떠한지가 가장 궁금할 것이다. 이에 축사 내부의 환경이 잘 관리되어야 하며 그 안의 소가 편안히 머무는 모습에서 소비자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이게 바로 안심축산을 향한 실천이 아닌가 생각한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환경미화 측면보다 위생청결이 선결과제라 감히 말씀드린다. 현실상 보다 근본적 문제에 집중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나무한그루 심지 않아 아름다울 게 없어도 축사 운동장이 잘 관리되고 있다면 그런 소박함과 성실함만으로도 소비자들에게 충분하다.

국내 유질성적은 세계적 수준이다. 대한민국 낙농의 자랑거리이다. 세균수, 체세포수를 어떻게든 낮추려는 우리 낙농가들의 경주에서 비롯되었다. 그런데 제대로 인정받고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 우유에 대한 신뢰가 눈으로 비쳐지는 목장환경에 달려 있다는 점을 다시금 인지해야 한다. 물론 그 실행과 지속이 쉽지만은 않다. “유질성적만 잘 나오면 됐지”라든지, “이정도 목장이면 깨끗한거지. 안그래?”라며 애써 합리화 하며 지금 상황에 안주하기에는 우리 주변은 온정적이지 않다.

보통 목장의 외양만을 보고 판단하는 소비자들로서는 상당 수준의 낙농노동 구속성으로 목장상태의 유지마저 얼마나 힘든지 알 수 없을 뿐더러 이에 대한 관심조차 없다. 실제 목장입지상 각종 개발로 인해 비 축산인이 우리목장을 에워싸는 형국처럼 나날이 좁아져만 가는 축산업의 입지는 지속가능한 산업을 향한 생산자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국내 낙농산업의 필요성과 어려운 현실에 대한 소비자의 이해를 구하는 노력이 병행되어야 함은 물론이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소비자의 눈높이와 기대를 외면하는 것은 우유소비 외면으로 이어질 수 있다. 모두의 깨끗한목장가꾸기 실천이 필요한 이유다. 거창한 밑그림이나 특별한 실천이 아니어도 좋다. 단지 나의 목장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매일의 관심과 실천이면 절반은 이룬 셈이라 말씀을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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