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축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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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신년칼럼
조경욱 농업축산신문 발행인 겸 대표  |  arrisr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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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1.14  12:4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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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농업축산인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최근들어 대내외적인 어려운 환경에 우리의 농업축산을 지키는 여러분들의 노고에 고개숙여 머리 조아립니다. 

올해는 기해년(己亥年) 돼지해입니다. 그것도 황금돼지해랍니다. 돼지는 신화에서 신통력을 지닌 동물, 새끼를 많이 낳는 번영의 상징, 재산과 복의 근원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정월 첫 돼지날(亥日) 개업하면 부자가 된다는 속설이 있고 누구나 돼지꿈을 꾸면 슬그머니 나가서 복권을 사기도 하지요. 끊임없는 먹성에 지칠 줄 모르는 에너지는 욕망에 솔직한 현대인들의 표상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저마다의 욕심만 추구해온 탓일까요. 세상살이가 점점 힘들어 지고 있습니다. 여기저기서 탄식, 곳곳에 한숨 소리뿐입니다. 금년에도 더욱 어려워 질 것이라는 걱정에 불안감은 커져 갑니다. 

그러나 여기서 주저 앉을 수는 없습니다. 잠시 숨을 고르고 쉴지언정, 우리는 다시 앞으로 나가야 합니다. 

새해가 들어서면 늘상 필자에게는 지난해에도 결국 아무런 소득과 근본적 개선없이 또 한 해를 맞는구나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농민의 땀과 눈물이 밴 들녘이 없다고 상상해 보면 세상은 삭막하고 시끄러워 질 것은 뻔합니다. 그런 농업이 심한 표현이지만 ‘불에 탄 소가죽’처럼 쪼그라 들고 있습니다. 통계를 보면 총인구대비 농가인구 비율은 고작 6%대입니다. 국내 총 생산대비 부가가치 비중도 2%대입니다. 도시 근로자 대비 농사소득 비율은 60%대입니다. 

예산도 찬밥입니다. 올해 예산이 지난해보다 소폭 늘어났지만 양이 안찹니다. 그나마 실세 장관이 오니 그것도 증가됐다는 얘기에 그나마 위안을 찾고 싶습니다. 

경제개발 과정에서 뼈빠지게 내조한 조강지처 한국 농업이 어쩌다 이지경이 됐을까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완전 경쟁적인 농업은 늘 가지밭길이었습니다. 수많은 농민은 고만고만한 농산물을 생산합니다. 가격이 좋으면 앞다퉈 생산을 늘립니다. 모든 농민이 그렇게 하면 이듬해에는 반드시 가격이 폭락하는데도 늘 똑같습니다. 그래도 우리 농업은 그런대로 잘 버텨 왔습니다. 농민 특유의 뚝심과 정부·국회의 ‘각별한’ 농업배려가 일등공신입니다. 

그러나 양대 괴물이 출몰하면서 한국식 생존법도 한계에 봉착했습니다. 1989년 베를린장벽 붕괴 이후 공고해진 ‘세계화’와 1993년 우루과이라운드 협상 타결 이후 완성된 ‘개방화’가 우리 농업을 벼랑으로 내몰고 있습니다. 정보통신기술(ICT) 주도의 4차산업혁명 도래는 노동집약적 농법에 의존해온 한국 농업의 단명을 재촉했습니다. 

급기야 한 때 대기업의 농업진출 논란도 불거졌습니다. 모 그룹이 자회사를 통해 새만금 지역에 대규모 스마트팜을 조성하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있었지요. 생산작물 전량을 수출하고 농민 참여도 허용한다는 통큰 제안도 했었지요. 

하지만 이 일은 농민들의 거센 저항으로 도돌이표가 됐습니다. 적잖은 경제학자와 언론은 대기업 자본의 농업진출을 기술과 유통의 고도화를 통해 농업의 생산성과 경쟁력을 높인다며 환영이라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매출 10조원이 넘는 미국의 몬산토, 중국의 신젠타와 같은 기업농이 글로벌 추세라는 설명도 곁들여졌지요. 

반대 논리도 일리는 있습니다. 농업생산의 규모화·집중화를 불러 다양적 기능의 근간인 노동의 붕괴를 가져온다는게 이들 주장입니다. 일례로 서구 열강들이 남미 등지에서 대규모 농장을 만들어 왔지만 지역민들의 식량사정이나 경제상황은 더 열악해 졌다는 것입니다. 

일대 전환기 앞에 한국 농업에 대기업의 농업진출은 더 이상 논쟁거리로만 그쳐서는 안될 당면 현안으로 우리는 신중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중립적으로 양식있는 전문가들의 결론은 이미 한데로 모아졌습니다. 이제는 대기업들의 농업진출은 수용해야 되지 않느냐는 논리가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다만, 그 과정에서 대기업과 농민간 힘의 균형이 이뤄져야 합니다. 치열한 공론을 통해 상생의 접점을 찾야야 합니다. 효율성을 저해하지 않는 선에서 공정하고 적합하게 역할을 배분해 양쪽의 장점을 극대화 해야 합니다. 

여기서 정부와 정치권이 조정자 역할을 해야합니다. 그런데 걱정이 앞섭니다. 어느 전직 고위 농업관료가 들려준 고백이 문득 떠오르기 때문입니다. 

그는 한국농업에는 ‘5적(敵)’이 있다는 것입니다. 문제가 터지면 농민눈치만 보며 어영부영하는 정부, 표심에 눈이 멀어 ‘농민보호’만 외치는 정치권, 농업을 경제가치로만 환산하는 외눈박이 경제학자. 손에 흙 한번 묻힌적 없고 잔풀하나 뽑아본 적 없는 농업경제학자, 운동권식 투쟁만 일삼는 농민단체가 그들입니다. 

이들의 환골탈태 없이는 한국 농업의 미래는 없다고 필자는 주장하고 싶습니다. 올해로 이 분야에 35년 종사해온 사람의 절박한 심정입니다. 

물론 필자 본인도 철저히 반성하면서 올해는 무언가 미력하나마 우리 농업이 발전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겠습니다. 다시 말해 1차산업의 전문 언론으로서도 소명을 다한다는 각오입니다. 

전국의 농업축산인 여러분!

신년벽두부터 어두운 얘기를 피력했지만 우리에겐 희망과 번영의 길도 있다는 걸 잊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그 소망을 올해의 황금돼지 해에 이루시길 기원하면서 여러분들의 가정에 행복과 건강함이 항상 깃들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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