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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지금은 유전자원 전쟁시대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강희설GSP 종축사업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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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9.20  17:4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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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GSP 종축사업단장 강희설

종자의 중요성을 말할 때 흔히들 ‘농부아사침궐종자(農夫餓死枕厥種子)’ 라는 말을 쓴다.

농부는 굶어 죽더라도 씨앗을 베고 죽는다는 의미로 종자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다.

역사적으로 종자의 중요성을 떠올리게 하는 사건이 있다.

러시아 바빌로프 식물산업연구소 연구원의 모습이 그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연구소가 위치한 레닌그라드가 포위되고 약 50여 명의 과학자들이 피난길을 포기한 채 세계 각지에서 수집해온 종자를 지켰다.

극심한 굶주림 속에서 씨앗을 먹고 싶다는 유혹에 시달리면서도 연구원들은 종자보존의 사명을 포기하지 않았다.

미래 세대를 위해 단 한 톨의 씨앗도 손을 대지 않은 채 끝내 31명이 아사했다.

그렇게 해서 종자를 지킬 수 있었다. 러시아의 종자 보존의 노력은 과거 뿐 아니라 지금도 지속되고 있다.

2008년 북극해에 세운 스발바르 국제종자보관소는 규모나 시설 면에서 ‘노아의 방주’라 부를 만하다.

이곳은 세계정부, 유전자은행, 연구소 등이 보내온 종자 87만여 점을 보관하고 있다.

이와 비슷한 시설로 우리나라에는 농촌진흥청 국립농업유전자원센터가 있다.

이곳은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가 공인한 국제종자 보관소이기도 하다. 가축의 경우에는 전북 남원 가축유전자원센터에서 사라질 위기에 있는 희소한우와 재래가축, 생식세포, DNA 등 국가 중요 가축유전자원을 보존하고 있다.

세계 각 나라는 유전자원의 가치와 중요성을 인식하고 1992년 생물다양성협약(CBD)을, 2010년 생물유전자원의 접근과 이익 공유(ABS)에 대한 나고야의정서를 채택한 바 있다.

우리나라는 8월 17일 나고야 의정서 가 발효됐다.

이는 유전자원과 관련 전통지식에 따라 자원 제공국과 이용국 사이의 이익을 공유하게끔 하는 경제적 성격의 국제 규범이다.

그 동안에는 해외의 유전자원을 손쉽게 가져와 산업적으로 이용했지만, 앞으로는 해당국에 사전승인 등을 받아야 사용할 수 있고 이익을 공유해야 하는 절차들을 지켜야 한다.

특히나 유전자원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중국 등이 자국 내 유전자원 관리기준을 강화하고 있어 제공국이기보다는 이용국인 우리나라로서는 부정적인 영향이 크다.

특히 의약품 수요가 많은 바이오업계는 대응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농식품 산업계도 식량 유전자원인 벼 등 64개 작물은 자원 규제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지만 앞으로 10년간 이익 공유 금액이 839억에서 많게는 2,603억까지 예상된다는 보고가 있다.

품종 육성 정보의 목록을 구축하고 국내 유용자원을 발굴하고 소재를 확보하는 한편, 품종 개발 활성화로 유전자원 이익 공유를 대체해 나가려는 노력이 어느 때보다도 필요하다.

나고야의정서 발효를 너무 두려워 할 필요는 없다.

지금까지 준비해온 로드맵대로 실천해 나가면 되기 때문이다. 유전자원은 식량안보와도 직결된다.

종자주권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미래성장 동력산업인 종자, 종축산업에 국가 차원의 계획적이고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우리는 총성 없는 종자전쟁 시대의 중심에 서 있다. 아니 종자전쟁은 시작하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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