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계란 안전관리 대책,이상없나

농식품부 관계기관과 긴밀한 협조구축,전수조사 점검,수급관리 만전 지시

AI가 잠잠해진지 얼마되지 않아 이번엔 계란파동 때문에 선의의 피해를 입는 농가와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 유럽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계란이 발견된 후 홍콩에 이어 우리나라에서도 살충제가 뿌려진 계란이 곳곳에서 확인 돼 소비자들이 충격에 빠졌다.

이에 산란계 농장들은 비상사태에 돌입했으며,농식품부를 비롯한 관련부처들도 분주히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14일에 이어 16일 김영록 농식품부 장관 주재로 제2차 관계기관 대책회의를 개최해, 산란계 농장 출하중지 및 전수조사 등 후속조치 상황을 점검하고, 추가 대책방향을 논의했다.

17일 이낙연 총리가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개최하고 관련주무부처에 살충제 계란대책과 관련 질문들을 하고있다

하루사이 살충제 성분 부적합 농장이 29곳으로 늘어나자 17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는 이낙연 총리 주재로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개최하고,살충제 계란 사태 상황 및 대응책과, 중대산업재해 예방대책에 대한 보고를 받고 관련부처들에 대해 신속한 대응방안을 촉구했다. 

시종일관 무거운 분위기에서 진행된 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이낙연총리는 "국민들을 안심시키고 신뢰를 얻으려면 담당 부처가 정확하게 사안을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해당 부처에 디테일한 내용까지 집중적으로 질문해 관계자들을 긴장시키기도 했다.

이어,"살충제 파동이 끝날 때까지 조사와 조치의 과정과 결과를 날마다 일정한 시각에 투명하게 언론에 공개해 국민들께서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유하실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하고,"지금처럼 계란의 생산과 유통이 모두 문제인 단계에서는 농식품부와 식약처와 행안부가 공동으로 언론 브리핑을 하고, 생산의 문제가 종료된 뒤에는 식약처가 발표 창구를 맡을 것이 자연스러울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또 "살충제 달걀이 포함된 가공식품이 시중에 유통돼 아직 남아 있는지와, 닭고기는 안전한지, 학교급식 등에 살충제 성분 계란이 유통돼 해당 피해는 없는지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문하고,근본문제로 농식품부는 밀집 축산을 해소하고 진정한 친환경 복지 축산으로 유도하는 방안과, 농장에 CCTV를 설치해 축산안전을 실시간 점검하는 방안 등을,식약처는 식품 안전을 획기적으로 담보할 방안을 찾아 달라"고 주문했다.
 

농해수위,의원들 질타 쏟아져,밀집사육금지 등 근본대책 주문

17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도 최근 국산 계란 살충제 문제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데에 주목하고 신속히 전체회의를 열고 농림축산식품부의 국산 계란 살충제 안전관리 대책에 대해 점검했다.

이 날 회의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의원은 “계란 살충제 사태가 발생하자마자 전 농가출하를 즉각 유통금지를 시키고, 국민 먹거리 안전을 위해서 기준치 이하라도 전량 회수·폐기 조치를 지시한 초기대응은 높게 평가한다"면서도 "지난 4월부터 살충제 계란에 대한 언론보도가 있었고, 지난해 국회 식약청 국정감사에서도 맹독성 약품을 닭과 계란에 살포한다는 지적이 있어 이번 살충제 계란은 이미 예견된 대란"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심지어 올해 4월 한국소비자연맹에서 시중 계란에서 잔류 농약이 나온 사실 보고하고, 공문까지 보낸 사실이 있는데도 농식품부가 사태의 심각성을 너무 안이하게 바라본 것이 아니냐"고 비판했다.

자유한국당 권석창 의원(충북 제천‧단양)은 "피프로닐(Fipronil)에 대해 일부 언론에서는 계란을 245여개 가량을 섭취해야만 인체에 유해하다고 보도했으나, 이 부분을 제대로 짚고 가야한다"면서,"살충제는 독성이 확인된 것이기 때문에 기준치인 0.02ppm에 못 미친다고 하더라도 조금씩 몸에 축적이 된다면 해로울 뿐만 아니라 0.0363ppm일 경우에는 유해성이 심각하다는 것을 국민들에게 제대로 알렸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한정 의원(경기 남양주을, 더불어민주당)은 "공장형 밀집사육은 닭 사육밀도와 진드기 밀도를 높이고 살충제에 대한 내성을 키워 더 강한 독성의 방제를 해야 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며, "전수조사와 함께 중․장기적으로 ‘공장형 밀집사육’을 전면 금지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농식품부 김영록 장관은 "지난해 학계와 시민단체에서의 문제제기가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검역본부에서 작년 9월과 10월 이 문제에 대해서 검사를 했지만, 피프로닐 검출이 안됐었다"며 "AI가 6월부터 7월까지 심각단계였기 때문에 농장 출입이 자유롭지 못한 문제가 있었으나, 깊이있게 먼저 전수조사에 나서지 못한 점에 대해 마음의 성찰과 반성을 하고 있다"며 "안전을 위해 기준치 이하라도 전량 수거해 폐기 하고,피프로닐이 검출된 닭이 통조림 가공품에 쓰일 수 있어 철저히 추적관리를 하겠다"고 답변했다.

이어,"다시 한 번 주무부처로서 이번 살충제 계란사태가 발생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 

1239 농가중 876농가 검사완료, 32농가 부적합

한편,17일 기준 현재 농림축산식품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산란계 농장 전수검사 관련해 검사대상 1,239개 농가 중 876개 농가의 검사를 완료했으며, 32개 농가가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16일 서울 양재 하나로마트에서 농협중앙회 김병원회장이 국내산 계란을 들어보이며 적합판정을 받은 계란은 드셔도 된다고 소비자에게 홍보하고 있다.김 회장은 생계란을 몇차례 직접 시식하기도 했다(사진 위) 양재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소비자들이 적합판정을 받은 계란을 고르고 있다(아래)

이중 적합판정을 받은 844개 농가는 국내 전체 계란공급물량의 86.4%를 담당하고 있으며, 시중 유통 허용을 재개한 상태다.

부적합 판정 농가 중 신규 28개 농가 포함 총 32개 농가의 해당 계란물량은 전량 회수 폐기 조치를 지시했다.

검사완료 876 농가중 친환경 무항생제 인증기준에 미흡한 농가는 총 63농가로, 부적합 농가는 28농가 이며, 친환경 인증 기준만 위배한 농가는 35농가로 조사됐다.

이에 농식품부와 식약처는 부적합 판정을 받은 28개 농가의 계란은 회수 폐기 조치 중으로 일반 허용기준 이내로 검출되고 친환경 기준만 위배한 35개 농가는 친환경 인증표시 제거 등을 통해 일반 제품으로 유통은 가능하다고 밝혔다.

식약처 양창숙 농축산물안전과장은 "전국의 대형마트, 수집판매업체, 집단급식소 등에서 유통 판매 중인 계란 162건을 수거해 검사 중"이라며, "검사를 완료한 113건 중 기존에 발표한 2건 외에 추가적인 부적합은 없었다"고 밝혔다.

농식품부와 식약처 등 관계기관은 산란계 농장 전수 조사에서 적합판정을 받은 844농가의 공급물량(86.4%)이 시중에 유통되도록 조치하고, 전수조사도 완료할 계획이다.

시료채취 허술점검,위반시 엄중처벌,수급관리 모니터링 실시

일부언론에 보도된,검사 요원이 농장방문을 사전통보하고 무작위 샘플이 아닌 농장 주인이 전달한 계란을 수거한 사안과 관련한 보도에 대해서는 검사요령에 따라 시료 채취가 이루어지지 않은 사실이 명확한 농가는 출하정지를 연장하고, 해당 농가에 대해서는 즉각적인 재검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시료 채취 담당자의 위반도 명확한 경우에는 엄중 문책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친환경농축산물 및 유기식품 등의 인증에 관한 세부실시 요령'제7조 3항 시료수거 방법을 살펴보면,"시료 채취는 모집단의 대표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작물 재배지 형태 또는 적재상태․진열형태 등을 고려해 Z자형 또는 W자형으로 최소한 6개소 이상의 수거 지점을 선정해 채취하고 다만, 외관 및 냄새 등 기타 상황을 판단해 이상이 있는 것 또는 의심스러운 것을 우선 수거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이번 조사는 전체 산란계 농가를 대상으로 시행하는 것으로,식약처에서 추진중인 유통단계 계란 수거·검사는 8.18일까지 계속되며 이날 오후4시 농식품부는 전수조사결과 최종집계를 발표 할 예정이다.

국무조정실 송태복 농림정책과장은 "농식품부-관계부처-지자체-민간과 긴밀한 협조체계를 구축해 소비자 및 생산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재발 방지 대책도 조속히 마련할 계획"이라며,"아울러, 농식품부는 계란 시장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양계협회, 유통업체 등과 협조해 수급 관리에도 차질이 없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