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호 본지 논설위원

무허가축사 적법화 유예기간이 2018년 3월24일로 종료시점이 1년도 채 남지 않았다.

따라서 지난 7월7일 한국축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축단협(회장 이병규)과 전 축협중앙회의 근간이 되는 전축협(회장 정문영)이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무허가축사 적법화를 촉구하는 건의문과 10만축산인 서명부를 1차로 국정위에 전달한 바 있다.

문제는 유예기간은 코앞에 와있는데 무허가축사 적법화과정의 복잡성과 축사신축법등이 현실과는 거리가 먼 이현령 비현령식으로 특히 환경부의 지침과 각급의 지자체법들이 통일된 기본법도 없이 지자체 사정과 민원에 따라 즉흥적 잣대로 축산농가들에 대한 월권 시비가 그치지 않고 있어 또 다른 민원이 발생되는 악순환만 되풀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왜 관계당국은 외면만하고 있는가?

정부와 지자체간, 지자체와 인접 지자체간의 서로 상충되는 규제부분들이 많아 정작 축산인들은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하는지 그리고 축산 현장의 현실을 도외시 한체 탁상행정의 연장선상에서 디데이를 잡아놓고 몰아 붙이기식으로 적법화율 제고를 위해 무리한 행정을 펴다보니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진다고 축산농가들은 갈피를 못잡고 혼돈에 빠져있는 것이 현실임을 당국은 유념하기 바란다.

역사적으로 축산업과 쌀은 국민의 식량산업의 2대 축을 이뤄 왔으며 현재도 한국농업 총생산액의 약50%를 축산업이 담당하고 있는 비중이 높은 국민적 식량산업임을 다시한번 상기 시켜본다.

일부 국민(지역주민)의 경우 축산업을 3D업종의 하나로 취급해 혐오시하는 사례가 있는데 이는 자가자식 중한 것은 알아도 남의 자식도 못지않게 중하다는 공개념이 결여된 아주 잘못된 사고방식으로서 국민의 이름으로 이 같은 편견을 척결한다.

농민도 떳떳한 국민이며 축산업에 종사하는 농민이 멸시 받아야 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는 것을 축산업 주변 주민들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축산업을 한다는 자체가 얼마나 어려운 산업인지, 무허가축사 적법화 과정을 보면 대지측량을 시작으로 신고의무, 건축설계, 건축허가, 축산업허가등록 및 최종허가 순으로 돼있는데 영세축산농가로서 이 같은 복잡한 과정을 밟는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당국은 철저히점검해 봐야 할 것이다.

또한 이상의 과정을 거치는 동안 이행강제금을 비롯 측량비, 설계비, 감리비, 용역비, 인허가비등 제반 비용만 해도 감당키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한편 관련 법규를 살펴보면 가축분뇨법을 비롯 건축법, 하천법, 농지법등 20여개의 법률 규정이 버티고 있어 무허가축사건이든, 축사신축건이든 대부분의 축산농민들로선 참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농가 현실임을 인식하고 농식품부와 환경부 그리고 각급 지자체들은 머리를 맞대고 한국축산업을 살리는 방향으로 종합적인 특별법을 강구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농민신문 7월 28일자 한국낙농육우협회 이승호회장 기고기사 내용 중에 2014년 축사제한거리 재설정을 위해 환경부와 농식품부가 공동연구용역을 실시한 결과를 기준으로 2015년 가축사육제한 조례 제,개정 권고안을 전국 지자체에 시달했으나 그 이후 지자체들 대부분이 이 권고안을 무시하고 해당 지자체 임으로 축사의 제한거리를 1~2km로 설정해 운영함으로서 문제가 더욱 복잡해진 것이 오늘날 현 상황이란 설명이다.

이와 같이 환경부가 애당초 각 지자체에 가축사육을 제한하는 규정에 대한 재량권을 부여한 것이 무허가축사 농장주와 축사신축을 원하는 농가에 부담만 주는 형태가 돼버렸지 않았던가?

이승호회장은 가축분뇨법에서 모든 사항을 지자체 조례로 위임한 것이 문제라고 지적, 더 이상 지자체의 재량권 남용으로 인한 축산농가에 피해가 발생 되서는 않된다는 주장이다.

따라서 앞으로 축산환경개선에 따른 축산업의 안정적 유지발전을 위한 정부와 지자체간 균형잡힌 새로운 대안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이회장은 강변하고 있다.

그런데 축사신축과 무허가축사 적법화에 대한 인,허가권이 지자체(시,군)에 있기 때문에 지자체장들은 선거로 선출된 별정직 공무원으로서 경우에 따라선 거주주민들의 민원사항을 표로 계산하는 우를 범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일부 여론도 귀담아 둘 필요가 있다 하겠다.

최근 전축협과 축단협 그리고 전국한우협회(미국산쇠고기 수입중단)와 한국낙농육우협회(합리적 가축사육 거리제한)가 정부를 상대로 전달한 건의안의 핵심은 무허가축사 유예기간 연장과 인,허가시 행정절차 간소화, 적법화에 따른 제반비용 부담 대폭경감, 가축사육 제한거리의 합리성 등을 청와대를 비롯 모든 관련 부처가 전격적으로 수용해 한국축산업을 부활시키는데 힘을 모아 줄 것을 모든 농축산 단체와 전국농가는 호소한다.

그동안 농식품부는 축산환경 개선과 축산업에 대한 국민적 인식제고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해 왔지만 만족할 만한 결과가 없었다는 것은 자타가 이미 잘 아는 사실이다.

오늘날 한국축산농가의 열악한 환경과 영세성 그리고 축산농가 자체의 책임의식 부족 등으로 아직도 축산환경개선이 상식수준에 이르지 못해 안타까운 일이지만 그래도 축산농가의 정상운영과 국제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도 국가차원에서 반드시 해내야할 국정과제중 하나로서 어찌되었든 그 일차적 책임은 주무부처인 농식품부와 환경부, 지자체등에 있음을 스스로 인정하며 이제 부터라도 개혁적 전환점이 되어줄 것을 국민과 농민의 이름으로 기대하며 권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