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수급 안정 위해서는 전국 단위 수급조절제가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주목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지인배 연구위원 등 ‘낙농산업 구조개선 방안 연구’에 따르면, 지속 가능한 낙농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원유의 수급 안정과 국내산 유가공품 시장 확대가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이를 위해 "전국 단위 수급조절제와 용도별 차등가격제를 시급히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우리나라 낙농산업이 직면한 시장 개방 확대와 시유 소비 감소 등 대내외 여건을 고려할 때, 낙농산업은 매우 위태로운 상황이라고 농촌경제연구원측은 진단했다.

지인배 연구위원은 "전국 단위 쿼터제를 바로 도입하는 것은 실행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우선 전국 단위 수급조절제를 도입해 현재 농가가 보유한 계약 생산량(쿼터)은 유지해 농가의 재산권은 보호하고, 업체별·농가별 생산량만을 조절해 수급관리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전국 단위 쿼터제는 낙농진흥법 개정을 통해 시장이 안정되고 도입 여건이 성숙된 이후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단위 수급조절제를 시행할 경우 낙농가의 총 수취금액은 2조 1,966억 원으로 현행 제도보다 농가 수취금액이 200억 원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낙농가는 203만 톤까지 유업체로부터 정상가격을 받고, 가공용 원유 6만 톤에 대해서는 정부로부터 정상 가격을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우유의 주 소비층이라고 할 수 있는 영유아, 초등생의 인구 감소로 음용우유 소비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반면, 치즈, 버터 등 유가공품 소비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나, 국내에서 소비되는 유가공품의 80% 이상이 수입 유가공품으로 채워지고 있다.

지난 2015년 유가공품 수입 물량은 약 23만 6천 톤으로 2000년에 비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따라서 국내 낙농산업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유가공산업 육성이 반드시 필요하지만, 국산 원유의 가격 경쟁력은 미국, 일본, EU 등에 비해 매우 취약한 실정이다.

일본, 미국 등 대부분의 낙농선진국들은 생산자 중심의 전국 단위 쿼터제를 통해 원유의 수급을 안정시키고 있다.

지 연구위원은 "시유의 수급균형물량 이상의 유가공품 생산을 위한 원유에 대해서는 생산비, 국제가격, 정부의 지원수준 등을 고려해 차등가격을 적용하는 용도별 차등가격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행 원유가격연동제는 생산비에 연동한 가격 결정으로 수급 상황에 따른 시장조절 기능이 떨어지는 문제점이 지적되어 왔다.

공급 과잉 시에도 생산비에 연동해 원유 가격을 인상해야 하는 부작용이 있고, 부족 시에는 생산을 확대할 수 있는 유인이 부족한 형편이다.

우리나라는 앞으로 낙농선진국과의 FTA 추진 등으로 수입 유제품과 경쟁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고, EU의 쿼터제 폐지로 인한 공급증가와 러시아의 EU 유제품 수입금지 조치 등으로 인한 국제 유제품 가격 폭락으로 더욱 어려운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우리나라 낙농산업의 문제점은 2014년과 2015년 원유 생산이 크게 증가해 원유 공급이 과잉된 상황으로 둘째, 국내산 원유의 생산과 소비는 계절성이 존재해 계절적으로 수급의 불균형이 발생하고 있다.

아울러,국내 낙농시장은 시유 중심이어서 우유의 주 소비층 감소에 따라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생산량의 약 70%가 음용유로 사용되고 있고,국내산 원유의 생산비가 매우 높기 때문에 국제 경쟁력이 매우 취약해 개선이 필요한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 원유 생산비는 2014년 기준 792원/㎏으로 일본의 924원/㎏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아 국내산 원유로 생산된 가공유제품이 가격 측면에서 수입 유제품과 경쟁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농촌경제연구원측은 분석했다.

한편,이번 보고서에서는 원유 시장의 수급을 반영하기 위해, 기준 분유 재고량, 현재의 분유 재고량 등을 바탕으로 설계한 ‘수급조정가’를 도입한 원유가격연동제 개선안도 제시했다.

원유 시장의 수급을 반영하기 위해 원유가격연동제에 수급조정가를 도입해 원유가격연동제의 개선안을 제시했고, 아울러, 계절별 수급 불균형 완화를 위해 수급조정가를 계절별로 적용하는 계절별 차등가격제도 제시됐다.

지 연구위원은 "유가공산업의 육성을 위해 유가공산업 발전 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며, "가공원료유 지원사업과 원유수급조절사업을 개편해 용도별 차등가격제로 전환할 필요가 있고 시유의 수급균형물량 이상의 유가공품 생산을 위한 원유에 대해서는 생산비, 국제가격, 정부의 지원수준 등을 고려해 차등가격을 적용하는 용도별 차등가격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