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관련단체,"축산특례조항,축산업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법적 장치"

"정부,농·축산인들 의견 무시한 채 일방적 발표"

"축산업은 FTA로 인한 최대의 피해산업"

우리나라 축산업 발전과 올바른 농협 개정을 위한 범축산업계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는 가운데,농협중앙회가 2011년 사업구조개편을 추진해 내년 2월 완료 예정인 농협법을 둘러싸고 축산관련단체들과 정부간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축산관련단체협의회(회장 이병규)를 비롯한 관련단체들은 23일(월)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축산특례(농협법 제132조) 존치를 법으로 보장할 것"을 정부에 요구하고 나섰다.

축단협 이병규회장은 "정부는 FTA 최대 피해 산업인 축산업을 말살하려고 한다"면서"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5월 12일 김영란법 시행령 입법예고에 이어 5월 20일 ‘축산특례 폐지’를 골자로 한 '농협법' 개정 입법예고를 농·축산인들의 의견을 송두리째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발표했다"고 밝혔다.

아울러,"그 동안 농협법 개정과 관련해 당사자인 축산단체와 축산학회, 축협조합장 일동은 누차 정부와의 면담과 건의문 전달을 통해 '농협법' 제132조 ‘축산특례‘ 유지를 건의해 왔다"고 말하고,"농업생산액의 42%를 차지하는 우리 축산업은 농촌경제의 성장을 주도하고 국민 먹거리를 책임지는 식량산업으로 역할을 다해왔지만 소통없는 정부의 일방통행으로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해있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축산관련단체장들은 한목소리로 "축산업은 FTA로 인한 최대의 피해산업으로서, 수입 축산물에 대한 관세가 철폐되는 향후 10년의 '골든타임'내 우리 축산업의 경쟁력 확보가 시급하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하기도 했다.

이번 농협법의 개정요지는 내년 2월 사업구조개편 완료후 농협중앙회의 경제사업 기능은 경제지주로 이관됨에따라 중앙회 및 경제지주의 농협법상 역할을 정립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농협법 132조의 축산특례조항은 삭제하고,농협경제지주는 축산특례 내용을 반영하지 않고있어 관련단체들의 강력한 반발을 사고있다.

축산관련단체들이 주장하는 농협법상 축산특례 삭제시 발생되는 문제점들로는 첫째로,농협내 소수인 축산부문의 권한과 역할축소에 따라 결국 축협 및 축산농가에 대한 지원축소와 이로인한 축산업 경쟁력 약화를 들고있다.

현재 농협에서 축협비중은 12%가량으로 총 1,132개 조합중 139개의 축협만이 유지되고 있다.

둘째, 협동조합 내 축산조직의 헙법상 기본권인 결사의 자유 등 침해로 인한 축산농가의 권익대변 기능 약화와 셋째,사업별 전문성과 책임경영 약화로 인한 사업활성화 위축,넷째,경제지주 정관으로 위임시 내부 상황에 따라 쉽게 의사결정 변경이 가능한 점을 들고있다.

이에따라 이들 축산업관련단체들은 내년 농협경제지주로 중앙회 경제사업 이관시 축산업의 규모에 걸맞는 역할과 의무부여를 위해 '농협축산지주' 설립과 농협내 축산부문의 전문성.자율성 보장을 위해 현행 농협법 제132조 축산특례조항(농협축산대표 선출방식,사업의 자율성 보장)의 존치를 정부에 강력히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이 축산지주를 설립해야 하는 이유로는 단일법인으로는 이사회 의사결정 등 전문성 확보의 한계와 품목별 전문화를 통한 경제사업 활성화 목적 달성,부문별 책임경영을 추구하는 여건과 협동조합 원칙에 맞는 축협과 조합원 이익부합에 적합해 농협 경제지주 체제 전환이후 축산업 발전에 가장 바람직하다는 것이 사업구조개편 수요자.당사자인 축협조합장 95%이상이 동의하는 설립이유라고 밝히고 있다.

또한,경제지주의 조직과 대표선출방식의 조직내 자율반영에 대해서도 농협내부에서 축협의 비중이 낮아 자율적 권익보호가 불가능하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현재 농협경제지주 9명이사 중 축협조합장은 단 1명에 불과하고,중앙회 이사수도 총27명 중 축협조합장은 4명에 그치고 있다.

기자회견에서 서울대 김유용교수는 "농협법의 특례조항은 지난 2000년 농·축협중앙회 통합당시 제정돼 ‘축산분야의 특수성과 전문성’을 감안, 축산업의 자율성과 전문성을 보장하기 위해 법으로 명문화 것으로 국내 축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법적 장치"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그와같은 원래의 뜻을 져버리고, 2009년과 2011년 특례조항을 꾸준히 해지하려는 움직임이 있어왔다"면서"축산업계가 힘을합쳐 특례조항이 유지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축산관련단체협의회, 축산학회협의회, 전국축협조합장협의회 일동은 "미래 성장산업이자 생명산업인 축산업의 발전을 위해 축산인의 염원인 농협축산지주 설립과 축산특례 존치를 농협법에 반드시 반영되도록 정부와 국회에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농식품부" 축산경제특례 현행유지‘는 사실상 의미 소멸

"사업 효율성을 제고,별도지주 설립 적절치 않아"

"축산관련 이해관계자들 의견 수렴할 것"

한편,이와관련해 농식품부는 관련 설명자료를 통해 "지난 20여년간의 논의 끝에 2011년 농협법 개정을 통해 사회적 합의가 도출됐고 2015.2월 중앙회의 유통·식품 등 대부분의 경제사업을 농협경제지주회사로 이관을 완료하는 등 현재는 사업구조개편 관련 절차를 마무리하는 단계"라고 입장을 밝혔다.

또한,"주식회사인 경제지주의 대표는 농협개혁의 취지를 반영해 회사를 잘 운영할 수 있는 전문경영인으로 선임할 필요가 있으며, 대표 선임과 관련한 개정안에서는 지주회사 스스로가 결정할 수 있도록 자율권을 보장하고 별도의 특례는 적용하지 않도록 했다"고 밝혔다.

따라서,"경제지주에서 경제지주대표이사 1인을 둘 것인지, 농업경제·축산경제 2인을 공동 대표이사로 둘 것인지 등은 농협 자체 판단을 존중할 계획"이라며,"특히, 선거를 통한 경영인 선출은 전문경영인 선임에 한계가 있고, 줄세우기·금품수수 등의 폐단 발생 소지가 있었던 과거의 경험과 선진국 사례를 고려해 경영인 선임은 경제지주 이사회에서 할 수 있도록 제안했다"고 부연 설명했다.

농식품부는 또한,축산관련단체의 성명서 주요 내용에 대한 검토의견을 내고,축산경제특례(농협법 제132조)를 법으로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현행 제132조는 ‘중앙회의 축산경제사업 및 대표’에 대한 규정으로서, 2017년 2월 이후 중앙회의 축경사업·대표가 사라지므로 ’현행유지‘는 사실상 의미가 소멸된다"고 밝히고,"축산업 전문성 확보를 위해서는 향후 경제지주의 취지에 맞게 가장 효율적인 방안으로 임원·조직 등이 정해지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주식회사인 경제지주의 임원은 ‘선거’로서 뽑는 행태는 지양해야 하고, 그 외의 임원 숫자, 선임방법 등은 지주 이사회의 권한으로서 행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축산경제지주 설립과 관련한 요구에 대해서는 "농협법 제134조의2는 ‘중앙회의 농업경제와 축산경제에 관련된 사업을 분리’해 ‘농협경제지주회사를 설립’하도록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면서,"다수의 자회사를 관리해 사업 효율성을 제고하는 지주회사의 특성을 감안할 때, 축경부문은 자회사가 농협 사료와 농협 목우촌 등 2개에 불과해 별도지주 설립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축산업의 현실을 도외시하고 소통이 부족하는 지적에 대해서는 "이번 입법예고안은 지난 2015.2월부터 농협중앙회(교육지원, 농업경제, 축산경제 참여)와의 TF 등을 통해 상당부분 의견 수렴을 거쳐 마련했다"면서,"다만, 축경특례에 대해서는 ’현행유지‘ 등으로 일관해 축경대표 선출권 법제화와 관련한 이견은 좁혀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농식품부 이천일 축산정책국장은 "농협 개혁은 지난 20여년동안 지속적으로 추진되어온 사안이며, 개혁내용에 대해서는 많은 의견수렴을 해 왔다"면서,"향후 농협법 입법예고 기간 중 축산관련단체 등 이해관계자들과 추가적인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정부안을 확정지을 예정으로 추후 국회 논의과정을 통해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축산관련단체들과 입장차이를 두고 앞으로 농축산업계와 정부의 갈등이 본격적으로 예고돼 어떻게 풀어갈지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농협법 개정안,중앙회장 간선제서 이사회 호선제로 변경

농협내부 정체성 흔들릴 것, 우려

한편,농협법 개정안과 관련 농협내부에서는 중앙회장 선출방식이 2009년 조합장 직선제에서 대의원 간선제로 변경돼 이어오다 다시 농협법 개정안으로 이사회를 중심으로 선출하는 호선제로 바뀌게 돼 혼란을 피할수 없게됐다.

이는 농협중앙회장이 농협축산경제대표, 전무이사 등 사업전담대표에게 위임 전결 처리한 업무들을 각 사업전담대표의 고유 업무로 변경하기 때문에 비상임인 중앙회장을 대의원회에서 선출할 이유가 없다는 것.

최근 농업인단체와 지역농협 조합장들이 주장하는 회장 선출방식을 대의원 간선제에서 조합장 직선제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는 목소리들도 커지고 있어 향후 개정안 입법예고를 둘러싼 찬반양론도 더욱 거셀 전망이다.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의 취임이후 농협 사업구조개편이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중앙회장의 농업인 대표성과 권한을 강화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학계 및 전문가들의 의견이 제기되는 상황에 중앙회장의 권한축소로 인한 향후 농협 미래의 어떤 그림이 그려질지 농협내부에서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박진도 지역재단 이사장(충남대 명예교수)은 "경제지주와 금융지주를 중앙회의 자회사가 아닌 독자적인 경제사업연합회와 신용사업연합회로 분리 독립시키고, 농협중앙회는 사업을 하지 않는 중앙회 고유 업무인 조사연구, 지도 감독 및 협동운동과 농정활동에 전념하도록 해야 한다"면서,"농협중앙회장은 조합원의 총의를 반영해 전체 조합장이 직선해야만 농민 대표성을 확보해 회원조합과 경제사업연합회와 신용사업연합회가 농민조합원을 위해 봉사하도록 지도감독하고, 농업을 경시하는 신자유주의 정부에 맞서 농정활동을 강화하고 농업농촌이 국민경제에서 차지해야 할 본래의 위치를 되찾을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