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변하는 국제시장의 흐름에 맞춰 FTA타결도 그 어느때보다 신속하고도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신개방시대를 맞아 우리나라 농정도 일대 혁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UR(우루과이라운드)가 타결된 이후 우리나라 농정은 농업투자 확대를 통한 농가소득 증대를 농정의 핵심과제로 삼아 지난 20년간 추진해 왔지만 그 결과는 사실상 실패로 끝났으며 앞으로 전개될 신개방 시대에는 농업과 농정의 틀을 바꾸는 일대 혁신이 필요하다는 농업개혁론이 점차 설득을 얻고있다.

민간 농업전문 연구기관인 GS&J측에따르면,앞으로 농정은 농산물 생산 중심의 품목별 대책에서 벗어나 환경, 경관, 문화, 자연자원, 생물 다양성 같은 수입으로 대체될 수 없는 공공재 생산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이와 함께 중앙정부는 수백가지에 이르는 자금지원 사업을 일대 정비해 투자여건을 조성해 경영체가
스스로 투자하고 다양한 혁신적 활동과 지자체가 창의적인 시책을 추진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드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UR 협정 타결직후인 지난 1995년 이후 우리 농정은 농산물 시장개방의 확대로 농산물 수입이 2.1배나 증가해 농산물 실질가격이 43%나 하락하는 등 교역조건이 악화되고 농업 성장률은 1% 이하로 떨어지는 참담한 모습을 보였다.

국내 농업총생산과 농업총소득의 괴리 국내 농업총생산은 국민계정의 농림어업 총생산을 의미하고, 실질 농업총소득은 국민계정의 농림어업 영 업잉여를 가계소비지출 디플레이터로 실질화한 것임.                             자료: 한국은행, 국민계정

또한 이 기간 동안 농업 총생산은 20%나 증가했으나 교역조건의 악화로 실질 농업 총소득은 36%나 감소하는 ‘성장과 소득의 괴리’가 급진전 되었고, 도농 간 소득격차가 95% 수준에서 60% 수준으로 벌어지는 동시에 농가 간 소득 양극화도 심화되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또한,신개방시대를 맞아 앞으로 농정은 FTA별, 품목별 대책에서 포괄적 대책으로 바뀌고,자금지원 중심에서 투자여건 조성과 혁신 생태계 구축으로 전환과 농가교역조건의 악화 차단, 농산물 생산·판매 일변도에서 다원적 기능 중심으로 전환하는 등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GS&J측은 이에 따라 자금지원을 통해 성장률을 높여 소득문제를 해결하려는 지금까지의 농정방식에서 탈피해 새로운 개방시대에 걸맞는 농정의 틀을 구축하는 혁신적인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히고,피해보전 직불제의 발동조건을 개선하고 가격변동직불제의 도입과 함께 지자체에 대한 포괄보조금제 도입등 농정 혁신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제시하고 있다.

GS&J 이정환 이사장은 "올해부터는 쌀시장도 개방돼 국제시장의 영향을 받게 되었고, 동시다발적 FTA로 거의 모든 나라에 모든 농산물의 관세가 철폐 또는 감축되는 신개방시대를 맞이해 교역조건의 악화는 계속 지속될 수밖에 없으므로 이제 농업과 농정이 새로운 지평을 열어야 한다"면서,"FTA 확대 등 전면적인 개방시대에 맞서 대응해 나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금까지의 농정의 공과를 면밀히 살펴, 실패를 되풀이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아울러,"신개방 시대의 농정의 목표는 교역조건 악화방지와 불확실성 감소, 농업·농촌의 다원적 기능 제고, 신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생태계 구축과 신식품산업정책 추진 등에 두어져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