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불량식품 근절 종합대책을 내세우고, 해썹인증의 안전한 위생을 대대적으로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고는 있지만 최근 식품안전의 기본조차 지키지 않는 사건이 발생해 이를 무색하게 하고있다.

13일 KBS가 농협 계란가공공장의 비위생적인 가공 실태에 대해 보도한 것과 관련해 농협중앙회측은 한국양계농협 계란가공 공장 조합에 대해 일체의 자금 지원 중단과 함께 즉시 특별감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보도된 이 계란가공공장이 지난 2008년 당시 농림수산식품부의 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 인증,즉 해썹(HACCP) 인증을 받았다는 것에 있다.

해썹은 원재료부터 가공, 유통을 거쳐 최종소비자에게 전달될 때까지 위험요소를 파악해 관리하는 시스템으로 소비자들은 이들의 시스템을 거친 인증제품을 안심하고 구입하도록 하는 일종의 안전장치인 셈이다.

그러나,이같은 폐기 계란이나 반품을 재활용하는 행태로 인해 소비자들은 농협이라는 브랜드에 대해 크나큰 배심감과 충격을 받을수 밖에 없게 됐다.

또한, 정부의 해썹인증관리의 허점이 그대로 드러나 이번기회에 처음부터 재점검,재검토 해 문제점을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회장 이덕승)는 즉각 성명서를 통해 "농협이 운영하는 계란 가공 공장에서 버려지는 계란을 재활용해 다시 가공제품을 만들다 적발된 건에 대해 식품 안전에 대한 기본조차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현실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면서,"HACCP(해썹) 인증업체에 대한 인증부터 사후 관리까지의 전면적 재검토와 HACCP이 식품안전관리 인증으로 국민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소비자단체와 함께하는 HACCP운용 수준평가와 같은 철저한 관리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식약처 산하 준정부기관인 축산물안전관리인증원(전신 해썹기준원)의 2015년 예산편성 방향을 보면 안전관리통합인증제의 전국적인 확산과 조기정착을 위한 홍보사업에 집중적인 투자가 이뤄진다고 되어있다.
해썹 안전관리통합인증제 활성화와 홍보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인증업체의 지속적인 철저한 관리가 먼저 필요하다는 것을 이번사례가 잘 말해주고 있어 앞으로 정부의 관리체계가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르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이번 사태에 대해 한국양계농협 오정길 조합장은 16일 농협중앙회에서 열린 긴급 이사회에서 조합의 최고 책임자로서 모든 책임을 통감하고 사퇴한다고 밝혔다.

오 前 조합장은 "소비자와 국민, 양계농가 조합원에게 머리 숙여 다시 한 번 사죄드린다"며"이 모든 것이 저의 부덕의 소치라고 생각하며 모든 책임을 안고 사퇴한다"고 말했다.

아울러,임직원과 조합측은 책임을 통감하면서 우선 문제가 된 계란가공공장은 향후 위생, 환경 등 공장운영 전반에 대해 관련 감독기관의 점검 및 진단을 통해 안전하다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잠정 폐쇄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한 "현 사건을 관련 기관에서 조사 중이므로 이에 적극 협조하고, 철저한 진상 조사를 통해 관련자에 대해서 엄중 문책토록 하겠다"며,"이번 사건을 계기로 더욱 안전하고 신선한 계란유통으로 소비자 국민의 건강을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머리를 숙였다.

이기수 농협 축산경제 대표이사는 "사실확인 이후 감사 결과 위법 관련자에 대해서는 징계 해직 및 고발 등 엄중 문책할 계획"이라며, "그 밖에 예산지원 보조 등 업무지원 제한과 점포 설치 규제 등의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전국 축협의 모든 축산물 가공공장에 대해서도 특별 비상 점검을 실시해 안전 먹거리 생산 및 공급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KBS는 계란 껍데기를 처리할 때 흘러나오는 폐수를 끌어와 정상 제품에 섞고 포장까지 끝낸 제품을 다시 살균실로 옮겨 재가공 하는 계란공장의 의혹을 방영해 시청자들에게 충격을 줬다.

이번 식품안전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은 조만간 한국양계농협 오정길 조합장을 소환해 조사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