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대책에 뿔난 전국 축산농가들이 서울로 상경해 농성에 돌입했다.

FTA 국회비준반대 비상대책위원회(회장 이창호)는  'FTA 근본대책 수립 촉구 및 영연방 FTA 국회비준 반대 전국 축산인 총 궐기대회'를 23일 서울 여의도 문화광장에서 개최하고,근본적인 대책을 세워달라고 정부에 강력하게 촉구했다.

이날 여의도광장에는 전국 축산인 3만여 명이 집결해 “FTA근본대책 수립과 영연방(뉴질랜드, 캐나다, 호주) FTA 국회 비준 반대” 를 정부와 국회에 요구했다.

이들 축산농가의 요구사항으로는 ▲ 무역이득 공유제 법제화 ▲ 정책자금 지원 금리 인하(1% 이하) ▲ FTA관련 피해보전 직불제 현실화 ▲ 근본적인 축산업 회생대책 마련 요구 등 이다.

이날 대회에서는 각 품목단체 대표자의 투쟁발언을 시작으로, 결의문 낭독에 이어 ‘우리 식탁에서 수입축산물을 몰아내자’는 축산인의 의지를 담은 퍼포먼스와 함께 국회 앞 까지 거리행진을 진행하고 ‘ FTA로 인해 국내축산업이 사망 한다’는 의미를 담은 2차 퍼포먼스를 펼쳤다.

비상대책위원회 이창호 회장은 "정부는 FTA 최대 피해 품목인 축산업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마련을 해 줄 것을 촉구 한다"며, "영연방 FTA에 이어 한중 FTA 타결이 급물살을 타고 코앞에 다가와 있는 현실에서 축산인들의 요구 사항 해결을 위해 축산분야 예산 증액이 필요함에도 내년도 축산예산 삭감은 우리 축산업을 포기하겠다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국회에 대해서도 근본대책 없는 영연방 FTA 국회비준을 부결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에 따르면, 2015년도 정부 총예산은 5.7% 증액 되었으나, 농림․수산․식품예산은 3% 증액에 그쳤으며, 그중 축산예산은 오히려 1.8% 삭감되었고,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2.0%로 인하 하였음에도 정책자금 금리는 여전히 3%를 적용하고 있어 축산농가의 경영악화와 도산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날 농성에 참여한 한 축산농가는 "한․칠레 FTA부터 한․EU FTA까지 FTA최대 피해를 보고 있는 축산업에 대한 정부대책은 그동안 수도 없이 발표되었지만, 발표된 대책들은 거의 실효성이 없는 기존정책을 재탕, 삼탕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비상대책위원회는 축산인의 요구사항이 끝까지 관철 되지 않을 시에는 정부의 축산업 포기로 간주하고 소․돼지․닭․ 오리․사슴․ 벌 등 ‘가축 반납운동’ 벌이며 대정부 투쟁 수위를 점차 높일 것임을 밝혔다.

이날 대회후 축산생산자 대표들은 축산농가들의 요구사항을 담은 건의문을 새누리당, 새정치민주연합 등 정치권을 방문해 전달하고 대책마련을 하루속히 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창호 축산관련단체협의회 회장(오리협회 회장), 한우협회 이강우 회장, 낙농육우협회 손정열 회장, 한돈협회 이병규 회장은 새누리당 대표실과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실을 각각 찾아 축산농가들의 건의문을 전달하기도 했다.

새누리당을 찾은 축산관련단체협의회는 김무성 대표, 김학용 의원과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치솟는 사료값으로 대출을 안받는 축산농가가 없다"고 호소하고 "한국은행에서 기준금리를 계속적으로 내리고 있지만, 정책금리 3%는 수년전부터 고정돼, 축산농가의 경영악화를 가속화 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의원들은 "정책금리를 현실에 맞게 조정하는 등 금리 인하는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하고 "FTA대책에 대해 과거 정부가 약속한 피해대책의 진행여부와 새롭게 추진되는 대책에 대해 면밀히 검토해 대정부 질문을 하고 축산단체장들의 건의내용을 정책위원회 의장이 적극 검토하도록 조치하겠다"고 답변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 백재현 정책위 의장, 김정현 수석부대변인의 면담에서도 축산관련단체협의회측은 "FTA 비준관련 축산농가들의 불안감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축산농가를 지켜달라"고 도움을 요청하고 "오죽하면 궐기대회를 하고 단식까지 하려 하겠는가"라며 대책마련에 나서줄 것을 호소했다.

이에 대해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구구절절이 가슴에 와 닿는 말씀이다. FTA의 무효화는 어렵지만 축산농가들이 불안하게 생각하고 있는 FTA에 따른 보완대책이 확실한지, 또 정부가 축산농가들에게 한 약속은 확실히 지켜지고 있는가를 면밀히 따지고 국회 차원에서 관련 상임위 등을 통해 불이익이 안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백재현 정책위의장도 "한호주 한캐나다 FTA 비준안이 현안문제로 올라와있는 만큼 농림해양수산위를 비롯한 관련 상임위들에서 각종 대책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자들은 국회, 정부에 축산인들의 요구사항 전달과 함께 요구사항이 관철될 때가지 국회 앞 거리에서 노 숙 단식농성에 돌입하기로 결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