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돈협회 이병규회장이 기자간담회를 열고 백신회사와의 소송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농가들이 정부를 믿지 않으면 누구를 믿어야 합니까"

"물백신 책임은 수의사 등 축산 전문가들에게도 있어"

한돈농가들이 물백신으로 또한번 시름에 잠겼다.

대한한돈협회(회장 이병규)와 한돈농가대표는 29일 서울 서초동 축산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정부가 인증한 PED(돼지유행성설사병) 백신을 접종했음에도 불구하고,상당수의 돼지들이 폐사하게 됐다"며,"설사병이 발생한 많은 농가들이 PED 백신에 효능이 없어 지난 26일 소송을 제기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돈협회 이병규 회장은 "PED 백신을 2∼3회 접종하고, 농가들이 PED 방역에 최선을 다했음에도 불구하고,이런 피해가 속출한 책임을 물어 물백신을 만든 제약회사 등을 상대로 소송을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하고, 이에 "소송은 올해 1∼2월에 PED가 발생한 농가 6곳이 PED 백신 제조 4개사를 상대로 백신이 전혀 듣지않는 등 제품의 품질에 문제가 있음을 따져 제조물책임법 제3조(제조물 책임) 제1항을 근거로 손해배상을 청구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소송에 참여한 6개의 농가는 피해발생상황을 위생시험소에서 확진을 받은 농장과 백신을 구매한 확인서가 있는 농장이 참여했으며,소송액은 나중에 청구취지를 확정하기로 하고 우선 1농가당 1억1백만원의 손해배상액을 청구했다고 설명했다.

PED백신의 직접 피해를 입은 6곳 농가중 한 농가대표는 "정성들여 키워온 1800여두의 돼지가 백신접종후 하루이틀 사이에 물백신으로 인해 폐사해 가슴이 매우 아프다"면서,"앞으로는 정부도 제약회사도 모든 백신에 대해서 확실한 효과가 입증된 백신을 농가에 공급해 더이상 이런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농가대표는 1년전부터 K사 백신을 써오다 백신이 듣지않아 폐사후 최근에 다른회사 제품으로 바꿔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제조물 책임법에 의거해 제품에 의한 손해배상을 요구한 것은 축산분야에서는 처음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향후 소송 진행과정에서 농가와 백신회사간의 법률공방이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소송절차와 진행은 대한한돈협회가 PED 백신 피해보상 소송을 제기하게 된 법률을 잘 모르는 6개 농가들이 보다 효과적인 법적대응을 할 수 있도록 협회 고문변호사 등이 나서 소송지원을 실시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병규 회장은 "한돈농가가 돈이 탐나서 소송하는 것이 아니다.잘못된 것은 바로 잡고 가겠다. 소송또한 모든것이 정상적으로 돌아갈때까지 끝까지 진행 할 것"이라며,"백신의 기본기능에 충실하지 못한 백신은 정부가 마땅히 차단해 농가들에게 더이상 접종하지 못하게 해야 정상"이라고 강한 어조로 말하고 정부의 책임론도 거론했다.

반면,농가들을 위해 정부와 제약회사가 문제점을 개선하고, 보완책을 내놓는다면 소송취하의 여지도 있다고 밝히며 많은 고민끝에 소송에 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미국에서는 지난해 5월 PED가 발생해, 올해까지 30개주 800만두가 폐사돼 국제 돼지가격이 25% 상승한 바 있으며,국내에서는 지난해 11월말 PED가 전파되기 시작해 농가들이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한돈농가와 협회측은 서둘러 정부의 책임있는 대책마련에 나서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한돈협회 정선현 전무는 "PED백신을 지난 4~7월 검역본부,한돈협회,양돈수의사회 등 과 함께 한 실험결과에서 설사를 예방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어린 자돈이 설사가 나면 생존률 상관없이 이미 경제적 가치가 없어진다.현재의 PED백신은 접종하지말고,인공감염으로 해서 자체 항체형성으로 면역체계를 강화해 가는것이 안전한 것으로 증명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불량식품은 정부가 나서서 가려줘야 하는데 오히려 PED백신 이해관계자들을 보호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하고,"빙산의 일각일 수도 있는 동물약품시장에서 효능을 알고 쓰는지,관습적인 권유로 쓰는지에 대한것들을 전반적으로 협회차원의 실험을 통해 검증해 투명성을 확보해 나가야 한다"는 견해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