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AI로 인해 축산농가들이 어려움을 겪은 가운데,이번엔 구제역이 3년3개월여만에 터져 방역당국을 초긴장시키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이동필)는 지난 7월 23일 구제역으로 의심신고된 경북 의성 소재 돼지농장의 의심축을 정밀조사한 결과 구제역으로 최종 판명됐다고 24일 밝혔다.

23일 경상북도 가축위생시험소 와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는 해당 농장으로부터 검사시료를 채취해 정밀검사한 결과 24일 오전 구제역 항원(혈청형: O type)이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농식품부는 "구제역방역대책상황실을 즉각 설치해 가동하고, 세계동물보건기구(OIE) 및 관련국가에 구제역 발생사실을 통보하는등 부산히 움직이는 가운데,발생농장에 대해서는 구제역 증상을 나타내는 돼지 살처분‧매몰과 축사내외 소독, 가축과 차량 등에 대해 이동제한 조치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농식품부관계자는 "이번에 발생한 구제역 혈청형 O type은 우리나라에서 접종하고 있는 3가 백신(혈청형 O, A, Asia 1 type) 유형 내에 포함돼 확산 가능성은 낮다"고 밝히고,"현재까지 발생농장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거나 누락된 돼지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따라서,발생농가의 6개 축사에서 사육중인 돼지 1,500여 마리 중 현재까지 구제역 임상증상을 보이는 3개동에 사육되고 있는 600여 마리를 우선 살처분‧매몰중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1년 4월 21일 구제역이 마지막 발생한 이후 3년 이상 발생하지 않아 올해 5월 OIE로부터 ‘백신접종 구제역 청정국’으로 지위를 인정받기도 했다.

하지만,구제역이 발생한 한 농가로 인해 어렵게 이룬 청정화가 수포로 돌아가게 됐다.

아시아국 중 대만 등의 사례에서 보듯이 축산농가의 방역의식이 저하될 경우 언제든지 구제역이 재발될 수 있다는 점이 다시한번 증명된 셈이다.
대만의 경우 2003년도에 예방접종 구제역 청정국의 지위를 획득했지만 방역의식이 느슨해져 2009년~2013년까지 예방접종이 미흡한 농장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구제역(FMD : Foot-and-Mouth Disease)은 소, 돼지, 양, 염소, 사슴 등과 같이 발굽이 둘로 갈라진 동물(우제류 동물; 偶蹄類)에서 발생하는 바이러스성 급성 가축전염병으로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서도 주요 가축전염병으로 분류하고 있다.

농식품부 김태융 방역총괄과장은 "구제역은 인수공통전염병이 아니며, 한 농가의 구제역 발생으로 인해 국내 축산물의 안전과 위생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강조하고,"국내 축산물의 소비가 위축되는 일이 없도록 국민들의 국산 돼지고기에 대해 안심해 줄 것"을 당부했다.

한편,축산 생산자단체인 축산관련단체협의회(회장 이창호,이하 축단협)는 FMD발생과 관련,"현재 축산농가들은 소독강화 및 정밀 검사 후 감염 판명된 가축에 대해서는 신속히 매몰처분하는 등 확산 방지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축단협은 언론에 대해 특히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축단협은 24일 언론보도 협조문을 통해 일부 언론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지난 2011년 구제역 사태 당시 언론을 통해 ‘환경재앙, 핏물 악취 진동’ 등 자극적인 표현과 가축이 매몰되는 모습을 담은 혐오스러운 사진 및 영상들이 여과되지 않은 채 보도됨으로써, 육류 소비에 대한 기피 심리가 급속히 확산돼 소비자들의 우리 축산물에 대한 막연한 불안 심리와 축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으로 국내 축산업이 큰 피해를 입은 경험이 있다"면서 언론의 자극적인 보도자제를 당부했다.

이와 더불어 축단협은,‘구제역’이라는 용어도 일본식 표현이라면서,공식 학술용어로 FMD (Foot-and-Mouth Disease)이므로 가급적 ‘구제역’이란 표현보다는 ‘FMD’로 표기해 달라고 각 언론사에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