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사상 처음으로 한돈농가들이 자율적으로 돼지고기 가격 인하에 나서 주목된다.

대한한돈협회(회장 이병규)는 6월 18일 서울 서초동 제2축산회관에서 긴급이사회를 열고 돼지고기 가격 급등에 따른 대책으로 생산자와 소비자, 가공업체가 모두 상생할 수 있는 방안으로 급등시 가격인하와 급락시 수익보전 대책을 함께 마련키로 했다.

대한한돈협회 돼지가격에 따른 지급률 조견표 (박피기준)

협회는 이를 위해 이날  돼지고기 도매가격이 ㎏당 6000원 이상으로 오르면 지급률 2% 인하하고 5500원 이상 6000원 미만일때는 지급률 1% 내리는 방안과 함께 돼지 생산비가 4,300원/kg 수준임을 고려해, 돼지고기 가격이 ㎏당 4000원이하 3500원을 초과할 때 지급률 1%, 3500원 이하일 경우는 지급률 2%를 각각 보전해 줄 것을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따라서,협회는 이번 캠페인을 통해 월 150억원(돼지고기 가격 박피, 6천원 이상 지급률 2% 인하 기준시)가량의 농가 수취가격 인하가 발생한 만큼 돼지고기 소매가격 인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돈협관계자는 "이러한 자율조정 시도는 지금 당장 한돈농가들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지만 돼지고기 가격이 적정하게 형성돼야 농가와 가공업체, 소비자 모두가 이득을 볼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돼지가격 고공행진의 가장 큰 수혜자인 한돈농가가 스스로 지급률 탄력적용을 추진하고 나선 것은 업계에서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번조치는 지난 2010년 구제역 사태 당시 돼지 대량 살처분으로 인해 가격이 폭등하자 정부가 나서 수입을 확대해, 국내 유통시장이 혼란스럽게 전개되면서 돼지가격이 폭락하는 장기불황을 경험했던 한돈농가들 사이에 지난날의 ‘악몽’이 재현되서는 안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돈협회 이병규 회장은 긴급이사회에서 "높은 돼지가격 형성이 당장은 한돈농가에게 유리할 수 있지만 국내 육가공업계의 원료육 구매부담 가중과 경영악화, 소비자의 국내산 시장 이탈, 그리고 수입육의 급속한 시장잠식으로 이어지면 장기적으로는 국내 한돈산업에 치명적인 ‘독’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조치와 관련 이회장은 "축산농가와 가공업체, 소비자가 상생하는 방안을 찾기 위해 보다 대승적인 차원에서 농가들이 뜻을 모아 국내에서 처음으로 자발적인 가격 자율조정을 시도하게 돼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번 캠페인은 한돈농가 자율로 진행되며, 향후 농림축산식품부, 육류유통수출협회 등과 상호 지급률 조정 협약 MOU 등을 체결해 참여를 독려한다는 계획이어서 이같은 사례가 다른축종으로도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