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십년간 내집처럼 드나들며 열심히 일해온 노동자들의 고용승계와 고용보장이 없는 농우바이오의 행태에 분노를 금할길 없다."

민주노총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농우바이오지부소속 직원들은 13일 수원에 위치한 농우바이오 본사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농우바이오 대주주측이 그동안 회사를 위해 헌신해 온 노동자들의 요구에 대해 명확한 답변 없이 책임회피와 시간 끌기를 하고 있다"며 이같이 호소했다.

최근 농우바이오 대주주들은 선대 회장의 급작스러운 별세로 인해 1천2백억원에 달하는 상속세 납부를 위해 회사 지분매각을 진행했고, 농협경제지주가 우선협상대상자로 결정돼 지난 4월24일 경영권인수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상태다.

하지만 매각을 진행함에 있어 농우바이오 노동자들의 고용승계와 관련 어떠한 명확한 답변이 없어 근로자들은 당장 막연하게 수년간 직장을 잃을 위기에 놓이게 됐다.

농우바이오는 IMF 당시 종자업계 5위에 불과하였으나, 매년 매출액의 15%이상 금액을 R&D에 지속적으로 투자하면서 급속히 성장해 왔다.

2002년 코스닥 상장 이후 농우바이오는 재도약의 계기가 되었고,지난 2013년 약 680억 원의 매출과130억 원의영업이익을 창출한 건실한 중견기업으로 성장해 왔다.

기자회견에서 이날 직원들은 선대회장의 상속자들 또한 농우를 끝까지 지키겠다고 했지만,매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선대회장님의 뜻과 상속자들의 다짐은 한번에 무너지고 말았다며 허탈해 했다.

이들은 국내 1위 종자기업인 농우바이오가 농협으로 매각되는 것이 기정 사실화되고 있음을 농우바이오 노동자들은 인지하고 있다고 밝히고,"국내 최대의 종자회사가 외국 자본이 아닌 한국 농업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농협으로 매각 됨에 따라 종자주권 수호는 물론 국내외적 농업환경변화로 어려움에 빠진 농촌경제에 구원의 손길을 내밀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이 매각과정에서 철저하게 배제된 농우바이오 노동자들의 생존권에 대해 농우바이오 대주주와 회사측은 종자주권 수호라는 명분으로 농우바이오 400여 노동자들의 기본적 생존권을 철저하게 배제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기자회견에서 농우바이오 전략사업본부 송순종 차장은 "그동안 농우바이오의 현재 위치와 미래 기업가치는 농우바이오 대주주들(상속자들)의 노력비중보다도 바로 우리 노동자들의 피와 땀으로 일구어낸 결과라 할 수 있다"며,"농우바이오의 창업주이신 선대회장님께서도 항상 농우의 발전은 우리직원들의 노력과 희생의 결과인 만큼 끝까지 함께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날 민주노총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 농우바이오지부 소속 직원들은 첫째, 농우바이오의 매각이 최종적으로 결정되는 본계약 체결 시, 농우바이오를 국내1위 종자기업으로 발전시켜온 400여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한 완전 고용승계를 본계약서 상에 명시할 것과 둘째,회사발전에 기여한 노동자들의 정당한 대가로 국내1위 업체에 합당한 통상임금 현실화를 본계약서 상에 명시할 것,셋째,대주주와 회사측은 매각대금의 일부(합당한 수준)를 회사발전기금 및 전임직원들에 대한 위로금으로 지급할 것,넷째, 농우바이오의 매각이 진행되고 있는 시점에서 노동자로서의 정당한 권리와 의무를 수호하고 올바른 노사문화를 확립하고자 설립된 노동조합의 합법적 활동을 보장하기 위한 ‘기초협약’ 및 ‘단체협약’ 체결 등을 요구했다.

민주노총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정현철 교육국장은 "농우바이오의 성장을 위해 희생해 온 우리 노동자들의 공로와 생존권에 대한 불안감을 대주주와 회사측이 인정하고, 이를 위한 합리적인 해결책을 공식적으로 제시한다면 우리 400여 노동자들은‘상속세 납부’를 위한 회사 매각의 필연성을 인정하고, 매각에 대한 반대의사를 표명하지 않는다"면서도,"그러나 대주주와 회사측에서 위의 요구사항에 대한 수용의지와구체적인 해결책 제시가 없다면 우리 400여 노동자들은 우리의 생존권 사수를 위해 농우바이오 매각에 대한 반대투쟁에 돌입할 것이며 국내1위의 종자기업으로서 세계 10대종자기업 진입을 목표로 설정한 농우바이오의 매각이 단지 대주주들의 ‘부의 대물림’으로 보여지지 않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