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역기구(WTO)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이 12년 만에 첫 성과를 냈다.

지난 3일~7일까지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제9차 각료회의에서 159개 WTO 회원국 대표들은 무역 원활화, 농업 일부 분야 제도 개선, 개발도상국 우대 등 3개 분야로 구성된 내용을 포함한 '발리 패키지'에 합의했다.

이번에 합의된 협정문엔 통관절차 간소화, 무역규정 공표, 세관 협력 등이 담겨 있어 우리 기업들의 수출입 여건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농업 분야의 경우 저율할당관세(TRQ) 적용에서 우리나라가 개발도상국으로 분류되면서 우리 농업에 미치는 영향은 최소화했다는 평가다.

TRQ란 농업시장 개방 시 정부가 허용한 일정 물량에 대해서만 낮은 관세를 매기고 이를 초과할 경우 높은 관세를 적용하는 제도다.

농식품부는 우리나라는 TRQ 관리가 합의됨에 따라, TRQ 정보 공표 등 투명성 제고를 위해 농축산물 수입관리 관련 고시의 일부 보완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대부분 현재 규정상 문제가 없는 상황으로 우리나라는 개도국으로서 3년 연속 소진율 65% 미만이 되더라도 TRQ 관리방식 변경의무가 없어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라고 밝혔다.

농업분야는 TRQ 관리, 개도국 식량안보 목적 공공비축, 수출경쟁, 일반서비스, 면화 등 5개 이슈가 포함되어 있으며,향후 내후년 정도 무역 원활화 협정이 발효될 경우 비관세 장벽의 일종인 통관 절차가 개선돼 우리 기업의 수출입 여건도 호전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번 WTO타결과 관련,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WTO가 출범 20년 만에 다자간 무역협정을 완전 타결한 것을 환영한다"며, "세계 무역의 관료주의적 관행을 종식시킬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번에 합의한 발리 패키지는 2001년 협상이 시작된 DDA가 12년이 지나도록 회원국 간 이견으로 합의에 실패하자 타결 가능성이 높은 의제만을 골라 구성한 협정이다.

WTO 159개 회원국이 모두 모여 협정 타결을 본 것은 1995년 우루과이라운드 발효로 WTO가 출범한 이후 처음이다.

무역 원활화 협정은 오는 2015년 7월 31일까지 WTO 회원국의 동의 절차를 받게 되며 회원국 3분의 2 이상이 수락하면 해당 회원국에 한해 협정이 발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