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한우인들이 참다못해 한계에 이르러 결국 폭발했다.

30일 한우협회와 전국 한우농가들이 음성 공판장 앞에서 소값회복을 위한 궐기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전국한우협회와 한우농가들은 30일 충북 음성 축산물공판장에서 소값 회복을 위한 전국 한우인 총 궐기대회를 개최했다.

전국한우협회 회원 4천여명이 참가한 이날 집회에서 한우농가들은 일제히 "사료가격은 계속 오르는 반면 소 값은 끝없이 떨어져 한우 농가들은 생존의 기로에 처해 있다"고 호소하며, "소 값 안정화를 위해 농협 축산물 공판장이 앞장서서 소 출하량을 줄이는 등 대책을 마련하라"고 강하게 촉구했다.

또한 한우농가의 최대 부담인 사료값 인하에 대해서도 고통분담 차원에서 이를 시행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는 농가의 이익을 위해 농가가 만든 농협이 주인인 농가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금, 농협 본연의 취지인 농가의 이익을 위해 앞장서서 사료값 인하하기를 요구했다.

전국의 한우농가들이 음성공판장 앞에 모여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날 한우협회는 한우농가의 소값 회복 대책을 요구하며, "그나마 정부는 진정성을 갖고 대책을 마련하고자 조금이나마 노력하는 반면, 농협은 형식적이고,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함에 따라 한우농가를 무시하는 처사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음에 대농협 투쟁을 더욱 강도높게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협회와 농가들은 결의문을 통해 현재 시행하고 있는 출하예약제를 비조합원에 대한 차별로 규정하고, 한우농가에게 위화감을 조성하는 출하예약 배정기준 개정을 촉구했다.

한우농가의 한 농민이 대책을 마련해 달라며 호소하고 있다.

한편, 이날 궐기대회 행사 진행도중 한 때 음성 축산물공판장 직원으로 추정되는 몇 명이 공판장 건물 옥상에서 궐기대회 현장을 구경하며 웃는 모습이 보이고 옥상에 있던 한 사람이 손으로 욕을 하자 이를 보고 있던 한우농가들이 흥분하며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경찰과 한우농가들이 극심한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한우 농가들은 "축협∙공판장 직원들의 평소 생활 모습을 알 수 있는 행위"라며 직원들의 각성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후 한우농가들은 음성공판장장과의 면담을 위해 음성공판장 정문으로 진입을 시도했으나 경찰 병력에 가로 막혀 무산됐다.

한우협회는 대회 취지와 원활한 진행을 위해 출하자제 요청문서를 농협, 지역축협, 한우협회 시군지부에 발송했으나 후문으로 출하를 하려는 차량이 있어 출하저지를 하고자 했으나 경찰에 의해 진입이 막혀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충북도지회 소속 회원 100여명은 집회를 마친 후 철야농성에 들어가 출하저지 투쟁을 이어갔으며, 출하차량 운송업자를 대상으로 한우농가의 입장을 설명하고, 출하된 차량을 돌려보내기도 했으나, 강력한 경찰의 호위속에 저지선을 뚫고 출하차량 몇대가 공판장으로 강제로 진입하기도 했다.

이에 협회 임원진은 자정 무렵 긴급회의를 개최하고, 30일, 31일 공판장 출하예정 농가와 운송업자, 농협지역본부, 축협 등을 대상으로 출하저지운동에 적극 동참해줄 것을 촉구하기로 했다.

협회측은 31일부터 진행되는 도별 릴레이 출하저지 투쟁에는 경북도지회 회원 1600명, 경기도지회 등 2천여명의 회원이 참여해 투쟁의 수위를 더욱 높여 농협중앙회 규탄 대회를 이어간다고 밝혔다. 
 

한우농가들이 농협에 대해 강력하게 경고하고 있다

이날 궐기대회는 무더운 더위와 기습적인 폭우가 내리는 등 궂은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행사에 참가한 농가들은 더욱 소리높여 정부와 농협을 규탄했다.

고령인 이강우 한우협회장이 탈진을 거듭하며 눈물로 호소하고 있다.

이번 전국 총 궐기대회 행사에서는 단식농성 중 입원한 이강우 한우협회장이 휠체어를 탄 채 연단에 올라 눈물을 흘리며 협회 이사진들과 함께 대회사를 진행했다. 

이들은 정부와 농협에 한우 암소 수매 실시와 자유무역협정(FTA) 피해보전제도 개선, 출하 약정제 개선 및 음성공판장 도축 물량 감축, 사료 값 인하 등 소 값 안정을 위한 대책을 요구했다.

한우협회 이강우 회장은 "농협과 정부가 파산위기에 처한 축산 농가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농협 조합원 탈퇴, 농협 사료 불매 운동 등 강력한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후 퍼포먼스로 한우의 분노와 눈물 사진과 농협중앙회 사진을 함께 불태우는 위령식을 진행했으며,강기갑 전 국회의원과 민주당 최고위원인 양승조 국회의원이 집회에 끝까지 참여해 한우농가의 고충을 함께했다.

한편,농식품부는 31일 해명자료를 통해 "공급과잉 등으로 인한 최근의 한우가격 하락에 대한 대책 마련을 위해, 새정부의 농축산물 유통정책의 기본원칙인 주체간 참여와 합의에 기초한 한우협회와 충분히 협의해 '한우 소비촉진 및 수급안정방안’을 마련했다" 면서, "정부대책의 기본 방향은,한우의 경우 사육기간이 30개월 이상 등을 감안할 때 현재의 공급과잉 상황이 해소되는 데는 어쩔수 없이 시간이 필요한 상황임을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장기적으로 생산 조정을 통해 수급균형을 이루어 나가면서, 중기적으로 협동조합형 패커 육성을 통해 유통비용을 절감하고 산지․소비지가격의 연동성을 제고하며, 수급조절협의회(15명)를 통한 수급조절과 관측기능을 강화해 나가는 한편,단기적으로는 소비자단체 등이 요구하고 있는 소비 촉진, 직거래 확대 등 중점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농식품부 김종구 축산경영과장은 "한우협회에서 요구한 암소 수매는 재정부담은 막대한 반면, 효과는 제한적"이라며, "이는 다른 축종과의 형평성 등을 고려할 때 실효성 있는 가격 안정정책이 아니라고 판단된다"고 입장을 정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