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예상대로 세계보건기구(OIE)총회에서 현지시각 29일 미국의 광우병(BSE) 위험등급을 기존 ‘위험통제국(controlled risk)’에서 안전하다는 ‘위험무시국'(negligible riks)으로 상향 결정했다.

농식품부는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제81차 OIE 총회에서 OIE가 5월 29일 미국 등 6개국의 BSE 지위를 ‘위험 통제국(controlled risk)’에서 ‘위험 무시국(negligible riks)’으로, 불가리아 및 코스타리카 2개국은 ’위험 미결정국‘에서 ’위험 통제국‘으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BSE 지위변경 건은 5월 28일 논의돼 우리나라,EU, 중국이 의사발언을 했으며, 기권한 우리나라를 제외한 모든 참가국이 OIE 과학위원회의 BSE 지위변경 관련 승인 결의안을 수용해 원안대로 통과됐다.

지난해 4월 광우병 발생으로 시끄러웠던 미국이 1년만에 광우병 위험국가에서 안전한 위험무시국가로 변경된 것이다.

총회에 우리 대표단인  수석대표로 참석한 농식품부 김태융 방역총괄과장은 OIE 총회의 BSE 지위변경 평가와 관련, "현재 OIE는 평가관련 자료를 회원국간 직접 접촉을 통해 입수토록 하고 있으나 향후 OIE가 신청국가의 관련자료를 직접 제공해 줄 것을 제의했다"고 밝히고,"신청국가의 BSE 위험관리 조치 평가 시 회원국마다 BSE 발생 유무에 차이가 있는 점을 감안해 타 회원국의 조치와 비교하기 보다는 해당국가의 조치를 평가해야 한다"고 언급했음을 강조했다.

이같은 한국 농식품부 제안에 대해 OIE 사무총장은 추후 내부검토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결론을 예상하면서도 다소 허탈한 상태에 빠져있는 생산자단체인 한우협은 이같은 결정에 즉각 성명서를 발표하고,"이제는 OIE가 앞장서서 미국 쇠고기를 파는데에 혈안이 되고 있다"면서,"국민의 안전과 생명이 걸린 문제를 이렇게 졸속으로 처리한 것은 국제적으로 지탄받아 마땅하다"며, "OIE의 결정과 그 광우병 위험 등급 자체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는 총회에서 BSE의 위험을 과소평가 한 것은 각국이 의결권을 걸고 자국민의 건강권을 걸고 도박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것이다.

한우협측은 정부에 대해서도 강한 불만을 쏟아냈다.

"이번 결정에 정부는 무슨 역할을 했는지 묻고 싶다"면서,"상황을 철저히 은폐하다가, 뒤늦게 공개한 것이 드러나고도 아무런 답변도 없다"고 지적하고,"OIE가 14일 자체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고, 미국은 2.20일 농무부 홈페이지에, 아프리카연합 산하기구에서도 4.24일 공개한 것을 농식품부는 비공개였다고 주장하는 것은 농가들을 철저히 기만하는 행위"라고 일축했다.

일부 주요언론 보도에 따르면 농식품부는 OIE로부터 미국의 광우병 위험등급 상향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잠정보고서를 2.18일 전달받고도 공식 발표하지 않았고 또 이에 대한 한국정부의 의견을 4.29일 OIE에 제출했다는 사실 조차 외부에 알리지 않았으며, 청와대 업무보고 자료에도 빠져있었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전국한우협회 이강우회장은 이번결정과 관련해 "전국민과 한우농가의 초미의 관심사인 BSE 문제를 정부가 의도적으로 은폐하고 힘없이 수수방관하는 상황에 전국 15만 한우농가는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면서,"이같은 OIE의 결정을 용인할 수 없으며 정부가 수입위생조건 및 검역기준 강화 등 OIE 결정에 대한 우리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안전대책을 발표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아울러,"정부가 미온적으로 대처한다면 전 한우농가는 소비자와 연대해 강력 대응할 것"이라며,"농식품부는 여러 의혹에 대해 처음부터 끝까지 전 의사결정 과정을 공개하고 해명하는등 이번결정에 대해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줄 것"을 요구했다.
 
이번 결정과 관련해 농식품부관계자는 "이번 미국의 BSE ‘위험무시국’으로의 지위 변경 결정에도 불구하고 양국간 합의된 '미국산 쇠고기 및 쇠고기 제품 수입위생조건'에는 변동이 없다"고 강조하고 "앞으로도 국민의 안전과 안심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대응할 계획"이라고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