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대형마트에 SSM 판매제한 품목을 발표해 한우농가들과 충돌이 우려되고 있다.

제한품목중 ‘정육 5종’인 사골, 우족, 도가니, 스지, 소머리고기가 포함돼 한우농가들이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15만 한우농가를 대표하는 전국한우협회는 이에 성명서를 내고 이들 품목의 대형마트 판매 제한에 한우산업에 적지 않은 피해를 우려하며, 전면 재검토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사항은 서울시가 연구용역을 통해 이들 품목을 재래시장 적합품목으로 결정한데 따른것으로, 한우협회측은 "서울시가 한우유통의 특수성을 이해하지 못한 데에서 결정한 것으로 부산물 소비감소 및 한우유통 혼란 등으로 인해 한우농가와 소비자들이 피해를 볼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한우는 도축장에서 소를 도축후 지육(뼈+고기)단위로 유통되며 부분육 거래 비중은 아직 미미한 수준인 형편이다.

전국한우협회 김영원부장은 "한우 유통주체들은 저렴하게 한우고기를 판매하기 위해 지육단위로 구매를 하고 있는데, 매장에서 고기만 팔게 한다면 발골후 부산물은 다시 유통상인을 통해 전통시장, 영세상인 등에게 판매를 해야 하고 이런 불필요한 유통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이 쇠고기 정육과 부산물 가격에 전가돼 결국에는 쇠고기를 구매하는 최종 소비자만 피해를 보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부산물의 특성상 가격에 비해 부피가 크고 냉동보관을 요하는데, 전통시장이나 영세상인들은 기존 대형마트가 안고 가던 물량을 수용할 냉동창고도 없고, 큰 마진이 없는데다 소비기간이 한정되어 있는 부산물의 재고를 충분히 확보하지 않을 가능성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그나마 대형마트는 지육단위로 구매를 해 왔기에 자체적으로 헐값에 땡처리를 하더라도 물량 해소에 일정부분 역할을 해 왔는데, 현실을 무시하고 전통시장과 중소 정육점을 통해서만 부산물을 팔게 한다면, 그 많은 부산물은 처리할 곳을 잃어 부산물 대란을 초래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우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서울시가 판매제한 품목으로 정한 이유가 이들 매출이 대형마트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기 때문이라고 여겨지지만 매출이 낮다는 이유로 대형마트에서 판매를 규제하고 전통시장과 중소업소에서만 팔게 한다면, 엄청난 부산물 재고가 발생될 것이며, 가뜩이나 낮은 부산물 소비가 더 위축될 수 밖에 없고 또한 부산물 재고가 심각할때는 추가로 소를 매입하기 어렵다는 것이 전체 유통주체의 공동된 의견"이라며,"의도되지는 않았더라도 한우농가들의 피해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최근 우리식탁의 식생활 변화로 부산물 소비량이 심각하게 떨어져 있고 현재의 상황은 부산물 소비촉진을 적극적으로 벌여도 모자랄 판에 판매소비처를 줄인다는 것은 한우산업과 한우농가에게 또다시 불가피한 타격이 예상되고 있다.

대형마트에 비해 상대적 약자인 소상공인을 보호하고, 전통시장 활성화를 하자는 취지는 좋지만 영세상인과 전통시장을 빌미로 겨우 일어서려는 한우 생산농가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주어서는 안 될 것이다.

현재 한우농가들은 영세한 농가가 다수여서 FTA 체결과 사료값 인상으로 수년째 한우가격이 생산비 이하에서 형성되고 있고 수많은 농가들이 빚더미에 올라 폐업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우협회측도 "이제 겨우 이강우회장 체제로 조직을 재정비해 한우농가를 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상황에 전통시장 활성화를 이유로 전국의 한우농가에 어려움이 더욱 가중되지 않기를 바란다" 며, 서울시의 현명한 결정을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