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지난 1월 15일과 21일, 22일에 걸쳐 발표한 정부 조직 개편안 및 후속 조치 발표에 의하면,해양수산부 부활로 수산이 빠지면서 현행 ‘농림수산식품부’를 ‘농림축산부’로 개칭하고, 기존 농림 부처가 담당해 온 축산물.수산물의 검사.관리 업무를 총리실 직속 산하 ‘식품의약품안전처’로 이관하겠다고 해 여러 논란거리를 만들고 있다.

이와 관련해 농수축산인들과 농어업.농식품 전문가들은 식품산업의 육성 및 진흥을 위해 식품안전관리 기능까지 농림 부처로 통합시키는 최근 농업 선진국들의 흐름과는 정면으로 배치하는 처사라는 우려와 비판의 의견들을 쏟아 내놓고 있는 형국이다.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는 국회 농림어업 및 국민 식생활 발전 포럼(공동대표 김영록, 김춘진, 홍문표 국회의원)주최, 농수축산연합회(김준봉 회장), 국민농업포럼(정재돈 상임대표), 식생활교육국민네트워크(황민영 대표)주관으로 정부 조직 개편안의 진단과 함께 2월 25일 출범하는 박근혜 정부의 올바른 농업정책 방향을 모색하고자 "박근혜 정부의 올바른 농업정책 방향을 모색한다"라는 주제로  긴급 토론회를 개최해 농업정책을 점검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박근혜 정부의 올바른 농업 정책 수립을 위한 대안을 모색하고 정부 조직 개편 등 농정 방향에 대한 대안 제시를 위한 의견들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 새누리당이 대선 기간 동안 제시한 다양한 농정 공약들을 어떻게 실현해낼 것인지, 악화 일로에 있는 농업·농촌 여건을 반영한 최우선 정책 과제는 무엇인지, 농업·농촌의 회생과 농업인의 권익 증진을 위한 올바른 정부 및 청와대 조직 개편안은 무엇인지등 여러사안들을 두루 살펴보기도 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김춘진의원은 토론회에 앞서 "우리나라 곡물 자급률은 2010년 27.6%에서 2011년 22.6%로 급락했고 식량자급률 또한 44.5%로 하락해 식량안보에 빨간불이 켜져있는 상황"이라며,"이번 토론회를 통해 올바른 농업정책을 만드는데 서로 힘을 모으고 차기정부의 농정방향에 대한 생산적 공론의 장을 만들어 우리 농업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자리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윤명희의원은 "박근혜 당선인이 농업을 직접 챙기겠다고 말했듯이 식품이라는 부분을 뺄려고 한것이 아니라 농림이라는 속에 충분히 식품이라는 의지를 담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당선인이 직접 말했다" 며 "농업인이 원하면 식품이라는 단어를 다시 넣어 개편할 수 있도록 하라는 얘기를 했다"고 기존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아울러,"박근혜정부는 앞으로 기존 관행에서 벗어난 새로운 농업 정책으로 다가갈 것"이라며, "당선인이 농업을 직접 챙기겠다는 마음을 믿고 지켜봐 달라"고 말하고 여러 좋은 의견들을 내 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박상희 한농연 정책실장

토론회에 나선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박상희 정책조정실장은 "식품진흥업무와 안전업무는 같이 가야 한다" 며 "식품위생은 식약처에서 질병검사는 농식품부에서 한다면 이중 규제의 문제에 봉착하고 구제역이나 생산.도축.가공등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때 역추적해서 전반적으로 관리를 일원화 해 나갈수 있는데가 농식품부"라고 강조했다.

아울러,"식품안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범법자를 양성하는 단속.처벌이 아니라 사전예방"이라며,"식약처에서는 식품안전의 총괄기준설정.평가를 담당하는 역할을 하고 식품안전,농산물.축산물안전등은 농식품부가 담당,검역검사본부의 기능을 강화하거나 농림부 산하 식품안전처의 설치.운영등이 바람직 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정덕화 경상대교수는 "안전업무를 칼로 도려 내듯이 따로 떼어 낼수 있는것이 아니다" 며 "농축산물은 농장에서 생산.가공.유통단계를 거쳐 식탁까지 연계해서 관리하는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교수는 "식품업무의 일원화가 중요하다고 말하고 식품업무와 약품업무를 떼어내 식품안전처로 설치하는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을 하게된다"고 견해를 밝혔다.

탁명구 사무총장

식생활교육국민네트워크 탁명구 사무총장은 "이번 조직개편안은 식량자급률을 높여 식량안보를 달성한다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의지와도 상충된다"며 "식품안전은 식량안보의 큰 틀안에서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또,조직개편과 관련 "기존 식약청의 업무를 너무 단순적으로 총리실 산하 식약처로의 조직 확대차원에만 급급한게 아니냐"는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아울러,"인수위 발표처럼 식품진흥업무를 그대로 간다고 했을때 보건복지부나 식약청이 가지고 있는 식품진흥기금과 건강기능식품의 인허가 문제등 식품진흥업무에 붙여 농림부로 가져와야 되는게 아니냐는 의견을 제시했다.

소비자단체협의회 대표인 김연화 소비생활연구원장은 "어느 부처의 밥그릇 싸움이 아니라 분유 항생제 사건이나 고름우유 파동 등으로 먹거리에 대한 불안감이 가중되자 10개 소비자단체가 지난 1998년 축산물 안전관리 업무가 보건복지부에 있어서는 안 된다고 판단.요구해 이후 관련 업무가 농식품부로 이관된 것"이라며 "단순한 행정적인 논리로 비효율적인 안전체계를 갖춘다면 사회적 비용과 국가적 손실 및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규승 충남대 교수는 "농림수산식품부가 지난 5년동안 식품이라는 이름을 붙여놓고 식품행정을 아무것도 받아온게 없다"며 "최근 3년간은 진흥업무에 상당한 발전을 이뤄 한식세계화 사업등의 진일보를 이뤘고 지난 10년간 안전관리와 관련된 업무를 해온 바  농식품부가 식약청보다 더 많은 안전에 대해 검사 관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교수는 또 "FDA라는 조직은 미국과 우리나라 밖에 없다" 며 "우리나라는 의약품 수준에서 식품을 관리하다 보니 식품이 상당히 엄격하게 규제가 강화돼 있어 이런문제는 심도있게 논의해서 처리해야 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김병률 센터장

김병률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장은 "MB농정이 30%대로 평가절하 되고 있는데,그동안 잘해 평가받을 만한 정책도 많고 지속해야 할 것도 많다"며,"식품업무를 농정안에 끌어 들여 식품산업과 연계시켜 육성한 것과 농업 생명산업으로 확장,수출업무 확장,해외농업개발등 상당한 성과들도 있었다"고 냉정한 평가를 부탁하기도 했다.

반면,"농업경쟁력과 물가안정 정책에서는 비판적인 면도 있었다"고 평가하고,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해서는 잘한것은 유지해 농업정책의 일관성을 이룰것과  유통구조 개선에 있어  지자체가 관리.운영하는 도매시장등을 국가적 차원에서 룰을 만들어 그 틀안에서 지자체가 관리.운영하는 방식이 되어야 일관성 있게 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센터장은 아울러,"농업 인력문제와 정치적인 우리나라 농정정책 변화를 외국 선진국처럼 5~7년 단위의 중장기적으로 일관성 있게 농정정책이 추진되도록 해야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