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9대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 새누리당 간사를 맡고있는 김재원의원은 농협의 신·경 분리에 대해 "정부가 주식 현물투자 1조원, 이차보전 지원 4조원 등 총 5조원이라는 막대한 자금을 지원하는 농협의 신·경 분리가 그 존립의 전제가 되는 기본적 법 조항 검토도 제대로 못한 상태에서 졸속으로 진행돼, 향후 사업추진이 큰 난관에 부딪혀 표류할 가능성이 짙어지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김재원의원은 또, "농협중앙회는 2010년 1월부~2012년 3월까지 250여 명의 내부 핵심인력을 차출해 '사업구조개편본부'를 설치,중앙회 단일 체제를 신용 및 경제지주 체제로 분리하기 위한 준비 작업을 하는 한편, 법률·회계·IT 등 전문 분야에 대한 검토를 위해 김앤장, 삼일회계법인, AT커니 등 소위 국내 최고이자 국내 최고가(價)의 외부 자문사에 컨설팅 용역을 맡겼다" 며 "투입된 시간·비용·인력 그리고 막강한 외부 컨설팅 기관의 면면을 보면, 농협의 신·경 분리 준비 작업은 누가 봐도 아무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할 것이지만, 신·경 분리 직후인 지난 4월 12일 공정거래위원회는 농협을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즉 '대규모 기업집단'으로 지정 고시했으므로 이는 농협 신·경 분리 체제가 출범하자 말자 발목이 잡힌 것" 이라고 주장했다.

김재원 의원이 농협중앙회로부터 입수한 2011년 6월~2012년 2월까지의 '사업구조개편 관련 법률자문사항' 일지에 따르면, 김앤장과 체결한 용역계약서상의 과업내용서에 명시된 '공정거래법 적용 여부 검토'가 없어, 이것은 계약 상 중요 과업이 누락된 의혹이라고 판단, 김앤장의 당시 공정거래법 관련 법률 적용에 대한 검토의견서 제출을 현재 농협중앙회에 요청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에 농협중앙회는 당시 김앤장에 부서별로 질의해 법률검토의견을 받았고 사업구조개편본부가 신경분리 후 해체되어 중앙회 내부에서는 법률검토의견서를 찾기 어려워, 역으로 김앤장에 공정거래법 관련 검토를 하였는지 확인 중이라고 답변했다.

한편,김재원 의원이 농협중앙회에 확인한 결과, 2011년 신경 분리 준비 기간 동안은 물론이고, 2012년 1월에 공정위가 매년 통상적인 재무자료를 요청할 때에도, 농협중앙회는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지정 이슈가 있을 것으로 전혀 예상하지 못했고, 신경분리가 시작된 2012년 3월 2일후인 3월 7일에 공정위 조사관과 면담을 하고나서야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지정 이슈를 인식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지정으로 인해 단기적으로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291조 제3항 “공정거래법 상 대규모 기업집단에 속하는 금융기관의 사모투자펀드 지분출자 30% 초과 금지” 규정에 의해 현재 농협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사모투자펀드의 30% 초과분을 처분해야만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김재원의원은 이로 인해 발생하는 투자손실이 농협의 자체 추정으로도 200억 원 이상이 된다고 밝혔다.

이어 김의원은 장기적으로 발생할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고 했다. 경제사업 활성화 계획에 차질이 생겨 신·경 분리 자체가 좌초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는 향후 농협중앙회가 진행하고 있거나 진행할 여러 경제사업을 경제지주로 이관해 자회사를 신설할 때마다 ‘대규모 기업집단’에 편입돼 상호출자·채무보증이 금지되는 등 여러 가지 제약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경제지주 산하 자회사들이 진출하려고 했던 김치·장류 등 26개 분야가 중소기업적합품목에 해당돼 사업진출이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농협금융에 대한 사모투자펀드 규제로 경제사업 활성화 추진계획 하의 다양한 농업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도 위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결론적으로 농협이 장밋빛 미래로 제시한 사업구조개편 이후 농협그룹의 시너지 효과가 공정거래법 상 제한에 걸려 출발과 동시에 브레이크가 걸려 버린 것이라고 김의원은 지적했다.

법률 검토 미비로 문제가 된 것은 공정거래법의 경우만이 아니다. 신·경 분리 과정에서 농협중앙회 건물을 농협은행으로 소유권 이전한 것이 “은행법·은행법 시행령·은행업 감독규정”의 “비업무용 부동산 취득 금지 및 부수업무에 해당하는 건물의 임대비율 50% 이내” 규정을 위반하게 되어 소유권 이전 받은 건물을 재매각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100억원 이상의 세금을 울며 겨자 먹기로 물어야만 하는 어이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렇게 여러 가지 문제들이 불거지자 농협 사업구조 개편이 졸속으로 진행됐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실제로 김재원 의원이 입수한 농협중앙회가 김·장법률사무소와 체결한 용역계약서에 첨부된 과업내용서를 보면, “지주회사, 은행, 보험회사의 설립 및 운영과 관련된 제도정비 필요사항 발굴 및 반영”, “중앙회 및 지주회사, 신설 자회사 관련 법규 및 감독규정 등의 정비 및 보완 필요사항에 대한 법률 자문”, “자회사 편입 이후 금융기관 규제 및 공정거래법 등 적용여부 검토 등”이 용역의 과업으로 분명히 기재되어 있다.
국내 최고·최대의 로펌에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주요한 과업으로 명시해 자문을 구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여러 가지 법률적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 김의원의 주장이다.

또한,이런 결과가 나온 원인은 김앤장에서 용역계약을 불성실하게 이행해 자문내용에서 해당 과제를 누락 또는 법률적 해석을 잘못하여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판단을 했거나, 아니면 김앤장에서 법률적으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지적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농협이 이를 무시하고 무모하게 신경분리를 강행 추진하였기 때문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해석했다.

19대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 새누리당 간사이기도 한  김재원 의원은 "경제사업 활성화로 농민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막대한 국민의 혈세를 투입해 진행된 신경분리이니 만큼, 행정부와 입법부가 신경분리의 취지를 살리기 위한 후속조치를 해야 함은 분명하다" 며 "하지만 농협법 등 개정 논의에 앞서, 사업구조개편 준비과정에서 발생한 비용과 관련 법 규정 정비를 부실하게 함으로써 발생한 손해가 1,000억 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5조원이라는 막대한 정부지원이 투입, 240만 농협 조합원의 운명이 걸린 대규모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사업추진이 왜 이렇게 졸속으로 진행되었는지에 대한 원인을 밝히는것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따라서 "이를 위해 해당 상임위원회에서 이 문제를 주요 현안으로 다룰 것"이라며, "문제의 원인과 과정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과 함께 관련자의 중대한 과실이 드러날 경우 이에 대한 엄중한 문책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자, 농협은 부랴부랴  또 다른 대형 로펌을 통해 행정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한편, 농협법 재개정을 통해 '대규모 기업집단' 지정에서 제외하는 배제조항을 입법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농협은 2011년 3월 11일 개정 농협법이 국회를 통과, 같은 달 31일 공포됐고, 2012년 3월 2일 경제지주와 금융지주, 은행, 생명보험, 손해보험으로 분리 출범했다.